# 현충일 태극기 게양 실태 점검해 보니

주택구조 변화-1인가구 증가
아파트 등 게양한 곳 드물고
SNS사진-글귀 게시글 속속
'태극기달기운동' 필요성 제기

현충일인 6일 오전 11시께.

전주시 효자동 한 아파트 단지에는 태극기를 내건 가구가 거의 없었다.

200여 세대가 거주하는 아파트 한 동에는 한 세대만이 태극기를 걸어놓고 있었다.

다른 동도 상황은 마찬가지.

3·1절(3월1일)·제헌절(7월17일)·광복절(8월15일)·개천절(10월3일)·한글날(10월9일) 등 국경일과 현충일 등 기념일에 태극기를 내건 세대를 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건물을 지을 때 국기꽂이 설치를 의무적으로 하자는 개정안까지 발의됐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국경일과 기념일을 기억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화산동 내 한 원룸촌에서도 태극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원룸촌을 30분 가량 둘러봤음에도 태극기를 게양한 집은 한 곳 뿐이었다.

원룸에 거주하는 이모씨(22)는 “오늘이 현충일이란 건 알았지만, 태극기를 게양해야 한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면서 “집에서 태극기를 게양해본 건 10년 전 초등학생 시절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인근에 사는 장모씨(28)도 “창문을 열면 옆 건물까지의 사이 공간이 1m밖에 안 되는데 어떻게 그 사이에 국기를 걸어놓겠냐”고 말했다.

이렇듯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는 가구가 많아진 이유로는 주택 구조의 변화와 1인 가구의 증가가 꼽힌다.

최근 지어지는 주택 중에는 주상복합 건물이나 오피스텔 등이 많다.

발코니를 거실과 방 등 실내공간으로 변경하면서 국기꽂을 없애기도 하고, 통유리 건물로 지어지는 주상복합 건축물은 아예 발코니가 없기도 해 국기꽂이를 만들 수 없는 경우가 있다.

1인 가구는 태극기를 아예 집에 두지 않기도 한다.

혼자 사는 경우 태극기를 집에 구비해놓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자취를 하는 20대 대학생 이모씨는 “자취방에 태극기를 사놓을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주변 자취하는 친구들 중에서도 태극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집 앞에 국기를 게양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냐는 목소리가 많다.

다른 방법으로도 현충일을 기억하고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실제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태극기 사진과 함께 현충일을 추념하는 글귀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직장인 한모씨(29)는 “태극기를 게양해야만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릴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태극기를 내건 집이 갈수록 줄어들자 국기 게양을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 등에서 '태극기 달기' 운동 및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시민 이모씨(54)는 “지난해 전주시에서도 태극기 달기운동 캠페인을 펼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올해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현충일 등 국경일에 태극기 달기운동을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현충일만이라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에 대한 추모와 그분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기는 하루였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정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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