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물론 전국의 택배 노동자들이 택배 분류작업을 거부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전북지부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7시부터 도내 200여 명의 택배노동자들은 택배 분류작업을 거부하는 집회를 열었다고 한다.

이들 노동자들은 집회를 통해 분류작업에 대한 전담인력 투입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본연의 업무인 택배 업무에 집중하고 분류작업은 전담인력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목소리다.

집단행동에 나선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 1월 노조를 포함, 택배사, 국토교통부, 국회 등이 참여한 가운데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대책 1차 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기 때문.

당시 합의안에서는 분류작업에 대한 전담인력 투입을 명시한 바 있었다.

그동안 분류작업은 택배 노동자들이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배송을 해야만 하는 장시간 노동의 핵심 이유였다.

하루 13~16시간 노동의 절반을 분류작업에 매달리면서도 단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바로 이 분류작업이었던 것.

이 같은 불합리를 바로잡기 위해 국토부도 택배 종사자 보호조치를 발표하며 분류작업에 한시적 인력충원을 권고하고, 특히 대통령도 임시인력 투입을 지시한 바 있다.

천신만고 끝에 얻어낸 합의안 도출이었지만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합의안이 전혀 이행되지 않자 택배 노조가 이날 단체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분류작업은 택배사가 책임지는 게 마땅하다며 9시 출근 11시 배송출발의 대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행동에 나선 것이다.

합의 이후 다섯 달이 지나 이들이 다시 거리로 나선 데에는 택배사가 분류인원을 투입하지 않거나 설령 투입했다 하더라도 적게 해 택배 노동자들이 여전히 분류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8일 최종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시 9일부터 총력투쟁을 위한 찬반투표를 거쳐 집단행동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응원의 메시지도 전달됐다.

전주대 역사동아리는 이날 학교 정문 앞에서 택배 기사를 응원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고 한다.

그동안 택배노동자들이 무임금으로 해온 고강도 분류작업을 임금으로 환산해 소급지급해도 모자랄 판이다.

사회적 합의에도 불구, 무임금에 인력투입도 소극적인 택배사들의 꼼수를 국민들은 모두 지켜보고 있다.

정부의 강도 높은 중재와 개입을 통해 1차 합의가 조속히 이행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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