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등과 쟁, 역사의 새 판이 짜여진다

나치 유대인 수용소-성유린 실태
코사크족의 잔혹한 절멸과정 그려

아직 인도에서 <0(Zero)>을 발견하지 않아 기원 전 1년과 서기 1년 사이에는 0년이 없었습니다.

두 해(年)는 연이어 있음에도 숫자로는 마치 2년의 차로 보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1945년을 승전국 미국- 2차 세계대전은 미국을 제외한 나라들이 다 패전한 셈이었습니다.

영국 등도 이기긴 했어도 경제적 손실이 이루 말할 수없어 상처 뿐인 승리였습니다.

-이 이전까지의 약탈 경제를 과감히 버린 획기적인 세상을 열었기에 존재해본 적이 없는 <0년>으로 임의로 설정하여 책을 썼습니다.

학생 땐 몰랐었는데 승전국이 약탈경제를 종결하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선택이었는지 알겠습니다.

물론 대척점에서 미국의 패권에 도전했던 소련의 존재가 만든 상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엔 소련의 진실된 실상에 대해 정보가 없어, 낭만적으로만 여긴 사회주의의 상대적인 도덕적 우위가 약탈경제를 종식시킨 다른 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새로운 패권 도전국인 중국이 저지르는 어처구니없는 많은 작태들엔 그저 헛웃음만 나옵니다.

연합군이 진군하여 해방시킨 유대인 수용소에서, 뼈만 남다시피한 앙상하게 마른 여성이 수인성 설사를 하여 엉덩이가 온통 설사 범벅이 되었었답니다.

그녀를 구원한 물건, 그녀의 자존감을 만들어준 물건이 놀랍게도 립스틱이었답니다.

이 대목에서 참으로 다양한 감상이 왔습니다.

물론 그곳의 위생 등이 최악이었을 테고, 성별 구분없이 층층히 노예선 같은 구조의 숙소에 집단 수용했으니 삶의 질은 최악이고, 음식도 죽지 않도록만 주었다 합니다.

대부분 남녀 숙소가 구분되어 있었으나 같은 동에 남녀가 함께 있게 된 경우 주변에 그토록 보고듣는 이가 많았어도, 서로들 모르는 이성들과 미친듯이 섹스를 했었다 합니다.

남녀를 같은 공간에 수용한 것이 그나마 나치가 허락한 쾌락이었을까요?

정보가 차단되어 나치가 패전된다는 분위기를 몰랐을 테고, 절망만 남고 남녀를 같은 공간에 수용하면 그렇게 되는 지의 실험이었을까요?!

그런 시공간에서 어떤 식으로든 견뎌내야만 한다면, 뼈다귀만 남은 앙상한 몸들로 미친 듯이 섹스를 해야 살아있는 것 같았을까요?

전쟁이 끝난 후 프랑스처럼 나치에 점령되었던 승전국의 변화도 짚었습니다.

나치 점령 이전에 좌파가 득세하였기에, 이전에 애국자로 칭송받았던 페탱이 세운 비시 정권에, 기업인들이 포함된 많은 극우주의자들이 잘못된 신념으로 나치에 협력 또는 부역했습니다.

당연히 레지스탕스의 상당수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여서 파리 수복 이후 많은 후유증을 겪습니다.

유대인 같은 경우 살아남아 겨우 옛집에 돌아가니,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새로운 폴란드인 주인이 있어, 그들에게 오히려 전쟁이 끝나고 죽임을 당하는 황당한 경우도 있었답니다.

동독 지역의 독일 여성들은 소련 병사들의 성폭행에 그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방치되었습니다.

나치가 독립국을 만들어 준다는 약속을 하여 독일 편에 선 코사크족의 다수를 절멸하는 과정도 잔혹합니다.

나치가 승전해도 약속을 지킨다는 확신이 있었을까요? '히틀러'의 <나의 투쟁>에서 슬라브족을 혐오하는 대목이 있던데 그냥 강대국에 놀아나지 않았을까하고 여깁니다.

오늘날의 쿠르드족과 비슷한 운명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유고슬라비아의 '티토'도 잔인무도한 잔학상을 보였었고, 한국에는 잘 안 알려졌던 다른 동유럽 국가들의 상황도 알 수 있습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 [전쟁과 신부]의 배경이 되는 그리스의 상황 등등도...

아시아 쪽으로는 우리 한국도 간결하지만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자세히 조사했습니다.

필리핀 민주화의 상징인 '아키노' 가문의 '베그니노아키노 시니어'가 일본에 동조했으나 전혀 처벌받지 않고 오히려 더 높아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인도의 분열 과정, 베트남의 변화, 태국,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의 제 3세계 국가들에서의 변화에 대해서도 자세히 조사하였습니다.

어쨌든 세계에 흘렀던 많은 갈등이 전쟁으로 폭발하고 새로운 판을 짜는 과정에서 벌어진 도도한 역사의 흐름이 어떻게 새 세상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 면밀히 고찰하였습니다.

다양한 부분마다 새 지식을 알게되고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역사에서 가장 큰 변곡점이었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이 책의 노고에 경의를 보냅니다.
 
/박정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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