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제 '여풍' 주역 여성기업을 만나다 #2 사임당푸드(영) 조해주 대표

몸에 건강한 음식 원칙으로
첨가물 없는 한과 인정받아
소비자 입맛저격 정과 성공
떡 제품 효자품목 자리잡아
최근 시설화재로 위기봉착
"쌀 가공업체로 재도약할것"

우리나라 전통과자인 ‘한과’ 중 정과와 매작과만큼은 누구와 견줘도 뒤지지 않을 자신 있다는 사임당푸드(영) 조해주 대표.

2003년 경기도 부천에서 한과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뒤 이듬해 시댁인 고창군 고창읍 태봉로로 내려오면서부터 지금까지 ‘약식동원(藥食同源·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같다)’의 원칙을 고수하며 ‘한과 외길’을 걷고 있다.

그는 “명절 때면 시어머니가 만들던 유과, 정과류를 어깨너머로 보고 배우다 보니 어느 순간 평생의 업으로 삼게 됐다”며 “특히 손이 많이 가는 정과류를 보면서 음식에 대한 정성에 매료됐다. 그때부터 우보천리(牛步千里)의 마음으로, 전통을 계승한다는 자부심으로 사임당푸드만의 한과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첫 시작이 음식에 대한 정성인 덕분인지 무작정 찾아간 경동시장 내 한과업체들 중 한 곳과 바로 계약을 체결, 이 인연을 18여 년 동안 이어오고 있다.

첫 방문에서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제품을 인정받은 것으로, 조 대표는 그날을 잊을 수 없다면서 옛 기억을 떠올렸다.

물론 거래처를 확대하기 위해 이후 찾아다닌 수많은 한과업체, 폐백업체 가운데 문전박대를 하는 곳도 있었지만 이는 일부였을 뿐, 결국은 한과업계의 선도업체라 할 수 있는 담양한과, 창평한과에 납품을 성사시키면서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조 대표는 “건강에 이로운 음식을 만들겠다는 원칙으로 우리 몸에 유해할 수 있는 첨가물은 일절 첨가하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다 보니 제품을 인정받았다. 입소문이 나면서 해마다 꾸준히 성장해 온 것 같다”며 “정직하게 기본에 충실했다는 점이 사임당푸드의 경쟁력으로 작용한 셈이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연근, 도라지, 사과 등으로 만든 정과를 주력 품목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조 대표의 전략도 한몫했다.

정과는 각종 과일이나 연근, 당근, 인삼 등을 꿀이나 설탕에 쟁이거나 조려서 만든 한국 고유 과자류의 총칭으로, 주재료마다 특성이 달라 만드는 과정이 조금씩 다른 만큼 조 대표는 이를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더욱이 다른 한과업체와 차별화, 사임당 푸드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재료를 선택, 남들이 만들지 않는 재료로 정과를 만들면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여기에 기계를 다루는 남편의 도움으로 사임당푸드만의 생산설비를 구축, 이는 생산력 향상을 주도하며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이 덕분에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져 수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매작과 등의 생산력을 높여 더 많은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하지만 한과만으로는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던 만큼 조 대표는 2013년쯤 ‘떡’으로 눈을 돌려 제품을 개발, 이제는 오메기떡, 찹쌀떡, 두텁떡 등이 사암당푸드의 효자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프리미엄 모싯잎오메기떡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스타상품으로 선정, 대형마트 등 여러 유통채널을 통해 소개, 홈쇼핑방송에 입점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조 대표는 “한과 생산라인은 물론 떡 공장 역시 HACCP(농산물조림류 제2014-808호, 떡류 제2014-809호)과 CLEAN 사업장 인정을 받아 철저한 위생관리를 실시하면서 대형유통업체와의 거래가 가능했다. 식품은 가장 안전해야 할 제품이기에 원재료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 위해요소를 중점 관리하고 있다”며 “특히, 떡은  기본 재료를 듬뿍 넣어 푸짐하고 당도를 낮춘 저당으로 담백한 맛을 살리다 보니 남녀노소에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사임당푸드가 구축한 시설이 지난해 화재로 인해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더욱이 추석을 코앞에 두고 일어난 일로, 사임당푸드가 설립된 이래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던 것.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던 조 대표는 빠르게 사태를 수습했다.

그는 “공장과 저온창고 모두 눈앞에서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절망할 시간도 없었다”며 “사임당푸드만이 만들 수 있는 제품이었던 만큼 주문받은 물량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부터 했던 것 같다. 그래도 그동안의 신뢰를 쌓아온 덕분인지 다른 업체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물량을 맞췄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여파는 여전히 진행 중으로, 임시로 빌린 공장에 필요한 생산기계 일부를 수소문해 설치하고 핵심 기계는 조 대표의 남편이 밤을 새워가며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새로 짓는 공장이 완공될 때까지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이는 거래처와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 위함이다.

하지만 공기를 앞당겨 다음 달 완공, 이를 기점으로 사임당푸드의 2막을 열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면서 조 대표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화재라는 예기치 못한 사고에 따른 위기로, 사임당푸드가 그동안 쌓아온 경쟁력은 그대로임에도 금융지원기관이나 지자체에서 원칙만을 내세워 보증서 발급이나 지원을 거절하더라”며 “모든 기업의 사정을 다 봐줄 수는 없지만 그동안 꾸준히 성장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왔는데 정말 야속하다. 기업이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씩씩한 모습을 보이던 조 대표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그러면서 이제는 오기로라도 이 위기를 반드시 극복, 사임당푸드의 저력을 다시 보여주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이어, 무엇보다 어려운 시기에도 떠나지 않고 곁을 지켜준 직원들과 긍정의 에너지를 건네준 남편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런 힘을 토대로 전북을 대표하는 ‘쌀 가공 전문업체’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조해주 대표는 “불이 난 자리는 불같이 일어난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 그 말을 믿어 보기로 했다”고 웃으며 “사임당 푸드의 재산은 우리만의 제품과 직원들에 있다. 불이 나 공장은 사라졌지만 레시피와 직원은 그대로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어 “오는 7월 공장이 완공되면 쌀 과자 생산까지 준비, 쌀 가공 업체로 재도약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그랬듯 전통을 지키고 건강한 음식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사임당 푸드만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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