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치권 수난시대’ 제하 기사가 본보 1면 톱을 장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전북의 정치권이 말 그대로 수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무소속 이상직 의원(전주을)이, 그의 선거운동을 도운 시의원들도 잇단 직위 상실형을 받았기 때문이다.

LH로 불거진 부동산 투기의혹의 불똥이 전 분야로 번졌고, 전북도 예외는 아니었다.

도의원 2명이 농지법 위반으로 검찰에 기소됐고, 김수흥(익산갑) 국회의원도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조사를 받는 등 도내 정치인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변화된 모습과 개혁 이미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때를 같이해 이준석 열풍으로 청년들의 정치적 관심이 높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구태를 벋고 새인물 영입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고 한다.

현재 무소속 이상직 의원은 1심에서 공선법 위반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의원직을 잃을 위기에 처한 상태다.

지난해 10월 공선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뒤 계속해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재반부는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리 당원들이 일반 시민 대상 여론조사에 중복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범죄가 캠프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봤다.

다만 인터넷 방송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 일부에 대해서는 무죄나 면소 판결을 내렸다.

이 의원과 함께 기소된 이미숙·박형배 전주시의원도 벌금 200만 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당선 무효 위기에 처했다.

이상직 의원은 실형 선고는 면했지만, 앞으로도 구속 상태로 이스타항공 관련 법정 다툼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국회 김수흥 의원에 대한 경찰 조사도 시작된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국가수사본부로부터 해당 사건에 대한 내사 지시를 받았고, 조만간 김 의원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김기영·최훈열 도의원도 자신과 가족 명의로 농지들을 사들인 뒤 실제로 농사를 짓지 않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은 한결같이 억울하다며 재판에서 무죄를 입증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론을 납득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라고 한다.

이들 정치인 중에는 거대 이슈와 여론몰이로 인해 디테일한 부분이 묻히고, 그로인해 분명 피해를 본 이들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근묵자흑(近墨者黑)’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는 뜻이다.

문제가 될 일에는 애초부터 가까이해서는 안되는 게 정치인이고, 그래서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매지 말라했다.

사정기관의 수사, 그리고 재판의 진행 상황을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이번을 계기로 도내 정치인들이 ‘비위의 부재’로부터 정치가 시작됨을 상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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