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제 등 공연 후 기념촬영
공연자 초상권침해 이유 들어
관객에 고압적 태도로 저지
불쾌감 키워 유연한 대처 필요

(사례 1)

전북무용제 열리고 있는 현장.

경연대회에 출품한 작품 공연이 끝나고 시상식도 진행됐다.

‘전북무용제를 마치겠다’는 사회자 발언에 따라 이날 행사는 공식적으로 마무리됐다.

시상자들과 관계자들의 기념촬영이 진행되면서 문제가 발생됐다.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관객이 핸드폰을 꺼내자 하우스 매니저라 불리는 공연장 안내자들이 저지하고 나선 것이다.

‘공연도 끝났고 사회자도 공식 마무리를 선언했다’고 말했지만 공연장 안내자들은 ‘규칙에 어긋난다’는 답만 내놓았다.

결국 고성이 오가고야 말았다.


(사례 2) 무용공연이 열리는 현장.

이날 공연은 무용학원 연수생들의 작품발표회 성격이 강해 관계자들과 발표자 가족 외에는 일반 관객은 드문 상황.

중장년층 연수생 작품 발표가 끝나자 유치원생과 초등 저학년부 발표순서가 돌아왔다.

깜찍한 아이들이 무대에 오르자 20여명에 가까운 학부모들이 소중한 추억을 기념하기 위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핸드폰을 꺼냈다.

공연장 안내자 서너 명이 몰려와 사진촬영을 저지했고, 학부모들은 완강하게 반항하며 사진을 찍었다.

공연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사진촬영을 저지하는 공연장 안내자들과 이에 반발하는 학부모 목소리만 가득 찼다.

공연 사진촬영에 대해 융통성이 없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촬영 금지를 이해하지만 공연별 성격에 따라 융통성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연 사진촬영 금지는 일반적으로 공연자 초상권 침해와 올바른 공연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전당은 ‘대관규칙’에 따라 공연자들과 사전에 관련 사항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초상권 침해는 공연자와 관객과의 문제로 전당이 개입할 사항이 아니며, 올바른 공연문화 형성에 사진촬영 금지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히려 공연문화 활성화를 위해선 일정 부분 사진 촬영도 필요하며, 촬영된 사진은 개인 SNS를 통한 확산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효과도 노릴 수 있게 된다.

사진촬영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사례 1과 사례 2에서 볼 수 있듯이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전당측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내부 규칙만 앵무새처럼 반복거리고 있을 뿐이다.

공연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공연장에서 생긴 관객들의 불쾌한 감정 등은 전혀 파악도 못하고 있다.

때문에 초상권 침해에 저촉되지 않고, 공연관람에 방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라면 사진촬영을 일부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최종 무대가 끝난 후인 커튼콜에는 사진촬영을 허용하자는 소리가 예전부터 제시돼 왔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고압적인 태도로 관객들을 통제하려 하는 공연장 안내자들의 태도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공연장을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사진 촬영 금지’나 ‘티켓 소지 여부’ 등을 알리는 이들의 태도는 마치 시험장의 감독처럼 부담스럽고 위압적이기까지 하다.

이런 산만함은 공연이 진행될 때에도 이어지고, 사진을 찍는 휴대폰이 보이면 쏜살같이 달려가 양 손으로 금지임을 알리는 모습을 보노라면 오히려 공연감상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뿐이다.

한 관객은 “휴식을 위한 공연장이 마치 군사정권 시대를 보는 것처럼 딱딱하고 고압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공연출연자 가족형제들의 공연상황을 사진에 남기지 못하는 심정을 알기나 하는가”라며 “무작정 제재보다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공연 도중에 휴대폰을 꺼내는 관객은 없을 것이다. 고압적인 제재보다는 유연한 형태로 운영을 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자 실제 일부 공연장은 커튼콜에 한해 사진촬영을 허용하고 있다.

명동예술극장은 관객 편의를 위해 연출자 협의를 거쳐 커튼콜에 사진촬영이 가능하다.

이럴 경우 입장시 커튼콜에 한해 촬영이 가능함을 안내하고 있다.

군산예술의전당도 학생들의 발표회 같은 행사 등은 사전 요청시 가능함을 밝히고 있다.

아예 사진촬영을 허용하는 공연도 자주 찾을 수 있다.

이들 역시 커튼콜에 한해 진행되는데‘커튼콜 데이’, ‘커튼콜 위크’ 등의 명칭까지 정해 이벤트성의 촬영으로 오히려 관객들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리전당 관계자는 “출연자가 무대에 있는 한 공연의 일환으로 여기는 것이 기본적 방침이다”며 “하지만 공연장 내에서 그런 불협화음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다음부터는 촬영 여부에 대해 공연자측과 확인절차를 거쳐 융통성 있게 운영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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