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주차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원룸이나 단독주택이 밀집한 주거지역에서의 주차공간 부족 문제는 심각하다.

주차할 곳을 찾아 뺑뺑 도는 것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일 때가 있다.


# 방법은  

주차공간을 충분히 확보한 주택과 건물을 짓도록 규정하는 것이 해결이겠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의 자동차 등록대수가 2437만대를 기록해 전년 2368만대보다 6.

2%(180만대) 늘어났으며, 국민 2.13명당 자동차 1대를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 도심 주택가도 자동차 운행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좁은 국토에서 주차와의 전쟁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주차공간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법주차는 통행불편, 교통정체 등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화재 시 소방차, 긴급차량 이동을 방해하거나 안전사고 위험도 내포하고 있어 우리사회의 고질적 문제이다.

특히 주차시설이 미흡한 주택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자치단체에선 주차난을 해소하고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공영주차장 조성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데다 한정된 사업비로는 주차 민원을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더군다나 부지 매입비용이 높아 예산 확보하기도 어렵고 용지를 매입하려 해도 선뜻 팔려고 내놓는 사람도 없거나, 매입 협의도 어렵다.



# 주차공간 공유제도 활성화  

비좁은 이면도로에 주민들끼리 주차 구역 선점 경쟁이 벌어지면서 주차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화분이나 타이어 등을 도로에 내놓고 주차 영역을 표시하거나 양면 주차, 이중 주차 등으로 이웃끼리  시비가 생기는 일이 다반사다.

이렇게 주차난이 심각한 가운데  공유주차장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공유경제 시대에 걸맞게 공유사업이 활성화되도록법령과 조례 등을 만들었다.

전주시도 2018년도에 부설주차장 무료개방 지원조례를 개정하였고 2019년부터 시행한 부설주차장 무료개방지원사업은 공공기관, 학교, 종교시설, 공동주택 등의 부설 주차장을 10면 이상, 하루 7시간, 주 35시간 이상, 2년간 무료개방  하면 개방 주차면수에 따라 포장공사와 라인도색, CCTV 등 시설개선비로 1000만~2000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지난 2년간 25개소 1530면을 무료개방하여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17개 부설주차장이 선정되어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유주차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이 사업이 주차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더욱 확대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부설주차장 관리자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매년 신청접수가 늘어나는 추세이며 상반기에 예산이 소진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사업을 지원함으로써 도시의 주차 문제를 개선하고 사회적·환경적 비용도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속에 주차공간 이용의 공유가 확산될 경우 공유경제 효과는 보다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 작지만 큰 변화! 공유문화로 사회문제 해결  

바야흐로 공유경제 시대다.

공유경제란 ‘이미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함께 공유해서 사용하는 협력 소비경제’란 의미로, 오늘날 현대인들에게는 우버, 에어비앤비 등으로 친숙하다.

사실 공유경제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사람들은 수 세기 동안 음식, 도로, 도서관 책 등 많은 걸 함께 공유해 왔다.

초·중·고등학교 근처에 졸업생들이 기부한 손때 묻은 교복을 나누는 교복 장터나 주말마다 곳곳에서 열리는 벼룩시장 등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가 모두 공유경제의 한 부분이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훨씬 이전부터 실생활 속 공유경제를 실현해 왔다.

많은 전문가들이 공유경제는 활용되지 않는 유휴 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뿐 아니라 제공에도 관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정된 공간 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고 고질적인 사회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유휴 주차공간을  시민들에게 개방함으로써 ‘같이의 가치’를 알리고 작지만 상생의 길을 연 것이다.

공유문화가 여러 면에서 잠재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함께 사는 지역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공유주차장 사업에 기관단체를 비롯해 학교, 종교시설, 아파트 등이 많이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로  주차장 빗장을 열면 모두가 착한 이웃이 될 수 있다.

작지만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이강준 전주시 시민교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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