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제 '여풍' 주역 여성기업을 만나다 #3 (주)리퓨터 김명자 대표

IT기업성장 위해 연구-개발
끊임없이 노력 경쟁력 갖춰
대학생 창업활동 기회 제공
자체 브랜드 '데스크톱PC'
5만여대 납품 독보적 '1위'
미래먹거리 농업분야 도전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기업은 성장할 수가 없습니다. 변화를 예측,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 향상을 통해 준비해야만 합니다. 이는 ㈜리퓨터의 ‘오늘’이자 ‘미래’를 여는 기본 원칙입니다.”

1993년 2월 익산지역에서 컴퓨터 납품·유지 보수하는 작은 컴퓨터 가게로 시작해 이제는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는 IT융합기업으로 성장한 ㈜리퓨터(대표 김명자).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큰일을 이룬다’는 이소성대(以小成大)의 경영 원칙을 실현하며 지난 28년간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며 일군 자리다.

시작은 미약했을지 모르지만 리퓨터는 이제, 공공기관과 교육기관의 IT기술을 지원한 중견기업으로 도내 네트워크·시스템·보안분야의 최강자의 자리를 뛰어넘어 스마트 팜·시티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전북의 주력산업 중 하나인 농생명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리퓨터의 성장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IT산업의 불모지인 전북에 새로운 길을 연 그야말로 모범적인 사례로, 그 중심에는 김명자 대표가 서 있다.

그는 지난 2014년 리퓨터 대표 자리에 오른 뒤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연구·개발을 통해 ‘리퓨터’만의 경쟁력을 갖춰왔다.

물론, 그 뒤에 초대 대표이자 남편인 박성진 이사가 있기에 가능했다.

김 대표는 “남편의 뒤를 받혀오다 2014년 남편이 연구교수로 자리를 옮기면서 반대가 된 셈이다”며 “기술력이 없으면 발전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이익보다는 기술력 향상을 최우선으로 삼고 이에 집중해 왔다. 더욱이 IT는 여느 분야보다 변화가 빠른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남들보다 한두 발이 아닌 세 네발은 앞서기 위해 노력,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과감한 투자와 기술력 향상을 위한 집념이 리퓨터가 짧은 시간 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성장 동력인 셈이다.

여기에 설립 초기 제조뿐 아니라 납품·설치까지 할 수 있는 역량이 갖췄음에도 수익보다는 관련 업계와 상생을 선택, 윤리경영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 연장선상에서 원광대 정보전자상거래학부와 컴퓨터공학과생들로 구성된 창업·취업동아리인 CNSS의 현장실습을 받아들여 이들이 창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 대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며 ‘선배 기업인’다운 행보를 이어갔다.

이를 통해 당시 학생들의 실습에 약 2억원을 투자, 약 8개월간에 걸쳐 모델 선정에서부터 4가지 국가인증을 취득, 이는 곧 광주·전남·전북 최초로 업무용 PC조달 등록 성공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조달PC시장 생산업체가 대부분 수도권과 경상도에 집중된 구조를 깨는 계기가 된 것으로, 리퓨터의 성장의 한 축인 조달사업부 역시 이때 신설, 현장실습생 중 일부는 여전히 리퓨터에 근무하며 부서를 총괄하고 있다.

네트워크, 시스템구축, 유지보수에서 정부조달용 컴퓨터 자체 생산 및 납품으로 영역을 확대함과 동시에 지역 학생들의 ‘IT사관학교’ 역할을 담당한 셈이다.

김 대표는 “리퓨터와 함께 걸어온 일을 되짚어 보니 이때가 가장 보람이 있었던 것 같다. 지역의 인재를 육성해 기업을 성장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켰기 때문”이라며 “이는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기업만이 할 수 있는 일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를 기반으로 연구·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한 리퓨터는 자체 브랜드인 데스크톱PC의 성능 향상에 집중, 지금까지 공공기관과 교육기관 등 전국 800개 수여기관에 5만여 대 납품하며 지역 업체 중 단연 1위를 차지하며 업계에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

이는 특히, GPIO 포트를 이용한 컴퓨터 시스템의 절전 장치 및 방법이라는 특허를 받은 제품으로, 에너지 절감이 탁월함에 따라 지난해 녹색기술인증까지 받았다.

더욱이 ‘우선 구매대상’ 제품으로 공공기관과 교육기관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성능과 안정성을 제공함은 물론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서비스 불안감을 전주 직영 서비스센터를 중심으로 시군구별 서비스파트너를 구축해 해소함으로써 품질과 서비스의 만족도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Lenovo 총판을 가져와 준비한 노트북PC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원격수업 수요와 맞물리면서 리퓨터의 또 다른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변화의 흐름을 읽는 김 대표의 안목을 엿볼 수 있는 것으로, 지난 28년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리퓨터가 대내외 영역을 빠르게 확장, 지역 IT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런 안목으로 김 대표는 지난 2018년부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또 다른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농업 분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농업에도 4차혁명 바람이 불지만 도내의 경우 중요성과는 별개로 성장 기반이 미약, 결국 또다시 개척자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이에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전북농생명연구협의체 등과 함께 ‘스마트팜 및 고부가가치 전략식품 상용화(바이오헬스)’를 추진, 이는 국가혁신클러스터사업에 선정됨은 물론 전국 4대 우수 사업으로까지 꼽혔다.

더욱이 후속 사업에도 선정됨에 따라 현재 정밀농업 기술을 적용한 약용작품 데이터서비스 플랫폼 상용화를 위해 생육정보 빅데이터 구축에 주력하는 한편, 1단계 종합성과를 기반으로 익산시 금마면에 약용작물 스마트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민선 7기 핵심 도정인 ‘아시아 농생명 스마트 밸리’ 실현에 그야말로 큰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개발한 식물재배기는, 전국 최초로 조달품목으로 등록, 현재 광주·전남지역의 20여 초·중·고등학교에서 교육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김명자 대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남들이 안 가는 길을 가려다 보니 힘이 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며 “지역을 대표하는 IT기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농업과 ICT를 접목했듯이 이제는 IT융합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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