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아이들을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는 거울’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말과 행동, 그리고 변화에서 그들의 부모인 기성세대의 말과 행동, 행위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또 우리의 미래이기도 하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우리 아이들이 전주의 미래를 이끌어갈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의 현재이자 미래인 아이들이 행복한가?’ 또 ‘우리 아이들이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충분히 존중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먼저 반성부터 하게 된다.

아이들이 행복하고 존중받는 도시는 모든 시민들이 행복하고 존중받는 도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주 오랫동안 아동·청소년 정책을 고민할 때 놀이나 아동의 권리보호 등을 고려하지 못하고 오로지 ‘교육’ 하나에만 집중해왔다.

전주시는 지난 2017년 유니세프로부터 아동친화도시로 인증을 받았다.

아동친화도시는 어린이가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도시,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를 의미한다.

아동친화도시 인증 이후에는 아이들이 행복한 ‘놀이터도시 전주’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쉼 없이 달려왔다.

아동·청소년이 자연을 벗 삼아 뛰어놀며 모험심을 기를 수 있는 야호 숲 놀이터를 도시 곳곳에 조성하고, 책과 함께 성장하며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야호 책 놀이터와 예술놀이로 감수성을 키우는 야호 예술 놀이터도 만들었다.

동시에 청소년이 또래 친구들과 함께 꿈을 찾아 항해하는 야호학교를 운영하고, 우리 아이들의 생물학적인 부모이자 처음 만나는 인생의 멘토인 부모들을 위한 야호 부모교육도 운영하고 있다.

이 다섯 가지가 바로 ‘야호 5대 플랜’이다.

시청에는 놀이터를 만드는 전담부서인 ‘야호아이놀이과’도 전국 최초로 만들어졌다.

야호 5대 플랜이 추진된 이후 가장 많은 변화가 찾아온 대표적인 공간은 시민들을 위한 공간인 시청을 꼽을 수 있다.

과거 단순한 출입구처럼 여겨졌던 시청 로비는 다양한 책들이 쌓여 기둥을 이룬 책기둥도서관으로 변신했는데, 아이들이 다양한 동화책을 자유롭게 앉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생겼다.

시청 앞 노송광장도 아이들의 놀이 천국으로 변신해 평일과 주말, 휴일 할 것 없이 많은 아이들이 찾고 있다.

노송광장에는 단순히 올라가서 내려오는 기존의 철제 놀이터가 아니라 아이들의 상상력과 모험심을 키우는 자연놀이터가 들어선 것이 특징이다.

자연놀이터에는 짚라인과 통나무터널, 참나무 고목, 통나무징검다리 등이 설치돼 아이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또 이제는 일반 놀이터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모래놀이터, 톰 소여의 모험을 떠나는 나무 위의 집 트리하우스, 전래놀이를 즐길 수 있는 바닥놀잇길 등 이색적인 놀이공간이 곳곳에 설치됐다.

노송광장 놀이터뿐 나이라 도시 곳곳에 다양한 야호 숲놀이터가 생겨났으며, 과거 공부만 하던 공간으로 인식되던 시립도서관도 책과 함께 놀며 꿈꾸는 책놀이터로 바뀌어 가고 있다.

팔복예술공장에는 예술놀이터도 만들어졌다.

전주형 야호플랜의 목표 중 하나가 우리 아이들이 숲속에서 놀고, 책과 함께 놀고, 예술과 함께 놀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소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도시의 모든 것들은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보면 새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매일 같이 오르내리던 계단과 인도 턱의 높이도, 건물과 거리의 색상도, 거리를 지나치는 자동차의 속도와 나무의 크기도 어른들의 시선이나 각도와는 사뭇 다르다.

그러한 이유로 우리는 아이들이 편리하고 안전한 도시, 그리고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우선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우리는 모든 아이들이 존중받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아이들이 편한 도시는 우리 모두에게 편한 도시이며,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는 오늘과 내일이 행복한 도시다.

/최현창 전주시 기획조정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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