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제 어부바' #4 사즉생 각오로 성장한 '전주중산신협'

자산 2천억 조합원 1만명
친절-미소경진 대회 수상
12년연속 경영대상 휩쓸어
외환위기 직원 결속 극복
관계형 마케팅 직접 홍보
김장나눔-설거지봉사활동
초중학교 장학금 전달
계절별 특색있는 나눔활동
지역민 상생-소통 자신감

‘죽기로 마음먹으면 산다’는 뜻의 ‘死卽生(사즉생)’ ‘죽기로 마음먹으면 산다’는 뜻의 ‘死卽生(사즉생)’.

전주중산신협(이사장 유학봉)이 지역민을 어부바하고 서민금융의 울타리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한 말은 없을 것이다.

존폐의 기로에 서서 오롯이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의 파고를 넘으며 오늘을 이뤄낸 전주중산신협.

이제는 인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조직 문화를 꾸준히 유지하고 고객에 대한 신뢰를 한층 더 공고히 함으로써 내실을 꾀함과 동시에 외연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한층 더 발전된 내일을 이루겠다는 복안에서다.

이에 여느 신협보다 위기 능력과 결속력이 탁월한 중산신협의 성장 경쟁력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신협정신을 통한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편집자주   



▲중화산동의 ‘금융 맛집', 중산신협=1969년 32명의 교인이 조합원이 돼 자본금 1만200원으로 출발한 전주중산신협.

이제는 자산 2천억원이 훌쩍 넘고, 조합원 수는 1만1천명으로 도내 70개 신협 가운데 중견 신협이자 경쟁력 있는 신협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강산이 5번이나 변하는 시간 동안 중화산동 일대의 서민경제를 책임지며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더욱이 1992년 현재의 자리에 둥지를 튼 뒤 더욱 지역민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면서 현재 이 일대의 ‘금융 맛집’으로 불리고 있다.

인근에 타 은행들이 자리하고 있지만 유난히 지역민들이 중산신협만을 찾으면서 붙은 별칭이다.

조합원을 비롯한 지역민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친절함과 부지런함 등 그동안 끊임없이 노력해 온 중산신협에 대한 애정 표현인 것이다.

미스터리 쇼퍼가 신협에 방문해 친절도를 평가한 ‘친절·미소 경진대회’에서도 2013년 우수상, 2014년 최우수상을 받은바 괜히 붙은 별칭이 아닌 셈이다.

전호진 중산신협 전무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워진다”며 “아마도 지역민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신협 문턱을 넘는 사람 모두를 친절하게 맞이하려고 노력해 왔을 뿐”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여기에 경영 실력까지 한몫했다.

지난 2009년부터 2020년까지 12년 연속 경영 우수상, 최우수상, 대상 등 화려한 수상 내역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

현재 70개 신협 중 내실을 갖추면서 빠르게 성장,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는 실력 있는 신협으로 통하고 있다.


 

▲위기를 넘어 뭐든지 잘하는 신협으로 꼽히기까지 험난한 산 넘어=하지만 놀랍게도 중산신협은 2008년 외환위기가 찾아오면서 합병대상 신협으로 분류됐을 만큼 지독한 위기를 겪었다.

당시 역량 있는 직원들마저 퇴사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 이때 전호진 전무가 입사 7년 만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책임실무자를 맡게 됐다.

전 전무는 “정말 어려웠던 시기였다. 하지만 이상하게 무책임하게 떠나고 싶지는 않았다”며 “오히려 오기도 생기고 젊은데 뭘 못하겠느냐 하는 마음으로 무작정 부딪혔다. 하지만 혼자 힘만으로는 할 수 없는 만큼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 어차피 문을 닫을 거라면 뭐라도 해 보고 닫자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그는 직접 전단을 돌리며 중산신협을 홍보하고 늦은 밤까지 홀로 남아 2~3명의 업무를 이어갔다.

이런 모습에 직원들도 어느샌가 그의 곁에 남았으며 이는 긍정의 바람으로 돌아왔다.

위기가 되레 직원 간에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으로, 그 바람은 ‘기사회생’이라는 태풍으로 커져 오늘의 중산신협을 일군 동력이 됐다.

관계형 마케팅 전략 또한 이에 힘을 보탰다.

지역민과의 소통 부족, 소극적 마케팅 등이 혹독한 위기를 몰고 온 원인 분석된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인근 주민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발로 뛰는 홍보를 통해 지역과 밀착해 나갔던 것이다.

기존의 영업 방식, 운영 방침 등 기본 틀을 모두 바꾼 것으로, 여기에 침체된 분위기 전환을 위해 과감하게 리모델링을 추진했다.

인근 신협에서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수’라고 했지만 이는 결국, 중산신협이 위기를 탈피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런 변화는 여전히 중산신협의 경쟁력으로, 특히 직원 1명의 마인드와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체험한 만큼 여느 신협보다 채용의 문턱이 높다는 점 또한 마찬가지다.

높은 문턱을 넘은 만큼 조직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이는 조직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

전 전무는 “혹독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를 통해 중산신협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더욱이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다른 신협보다는 과정이 까다로우면서 체계적이다”며 “현재 중산신협은 여느 신협보다 젊은 직원이 많다”며 “이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이 중산신협의 미래를 여는 원동력이다”고 말했다.

 

▲나눔의 약속을 지키며 의미 있는 길을 걸을 준비해=중산신협이 금융 맛집을 넘어 중화산동 일대 주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꾸준히 온정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유학봉 이사장이 중산신협의 사령탑을 맡은 뒤로 이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신협정신을 적극 실천하고자 하는 유 이사장의 강력한 의지로, 이에 선너머종합사회복지관을 통해 김장김치 나눔봉사, 복지관 경로대학 설거지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수년째 꾸준히 펼치고 있다.

인재 육성에도 힘을 보태고자 매년 인근 초등·중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으며, 밸런타인데이, 어버이날, 복날, 크리스마스 등 계절별 특색 있는 나눔 활동으로 다양한 이웃들의 곁을 지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금융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사회적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신협도 금융협동조합으로 그 의미를 살려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열고자 도전에 나선 것이다.

유학봉 이사장은 “내부는 물론 조합원을 비롯해 지역민과도 단합이 잘 되는 신협이라고 자신 있게 발할 수 있다. 그렇기에 더욱 인근의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려고 한다”며 “나눔의 의미를 더욱 확대해 나가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학봉이사장 인터뷰 "사랑-이해-존경, 설립자의 뜻 이어갈 것"

“전주중산신협의 오늘은, 임직원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조합원들과 신뢰를 쌓을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2016년 제6대 전주중산신협 이사장에 올라 중산신협의 도약기를 이끌고 있는 유학봉 이사장.

임직원들을 아끼고 보듬으며 초대 이사장이 강조한 ‘사랑, 이해, 존경’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유난히 험한 길을 걸어온 임직원들을 마치 부모가 자녀를 무한히 신뢰하듯 신뢰하는 만큼 임직원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존중하며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돼 주고 있다.

더욱이 이사장의 역할이 바로 이렇다는 것을 보여주듯 유 이사장은 항상 임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있다.

그는 “이사장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도 없으며, 해서도 안 된다”며 “일방적인 관계는 없는 만큼 늘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쌓은 노하우도 임직원들이 받아 드리려고 할 때나 효과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 해서 늘 임직원이나 조합원들의 입장을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그가 임직원들에게 단호한 어조로,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이 단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사명감’이다.

유 이사장은 “월급을 받으니까가 아니라 내가 맡은 일이기에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일을 해야 보람도 있고 조직도 발전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 특히, 신협은 서민경제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만큼 사명감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마음가짐으로 조합원을 대해야 신뢰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이 튼튼하면 위기가 찾아와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중산신협은 그동안의 체질 개선을 통해 내실을 다져왔다”며 “이를 통해 더욱 지역민과 더욱 소통하고, 조합원과의 신뢰 역시 공고히 해 중산신협의 내일을 열어갈 것이다. 서민경제를 책임지는 신협으로 거듭 성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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