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두 소리꾼의 당찬 소리이야기
닮은 듯 다른, 두 소리꾼의 당찬 소리이야기
  • 조석창
  • 승인 2021.06.29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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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인 아홉살때 우연히
방수미명창 만나 소리시작
전국학생경연대회 대상
완산국악대제전 최우수상
하랑가 판소리-민요 계승

양혜원 방수미명창 찾아
이효인과 소리공부 함께해
한예종서 안숙선명창 만나
국립민속국악원 단원 합격
판소리합창단 창작곡 활약

소리로 자신의 인생을 걸고 있는 두 명의 젊은 소리꾼이 있다.

이효인, 양혜원이 그 주인공이다.

둘은 서로 공통점이 많다.

27살 동갑내기에 어린 시절부터 한 스승에게 소리공부를 했다.

소리와 전혀 관계없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소리가 좋아 스스로 이 길은 선택한 것도 비슷하다.

하랑가와 전주판소리합창단에서 함께 활동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편집자주

 

이효인

남원이 고향인 소리꾼 이효인은 숫기가 없는 어린 시절을 기억한다.

소리공부를 하게 된 것은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던 어머니 영향이었다.

옆에서 항상 흥얼거렸던 소녀는 어머니와 함께 들렸던 미용실에서 방수미 명창을 만나면서 인생길이 바뀌게 됐다.

우연히 만났던 방수미 명창에서 ‘즉석 미용실 오디션’을 받게 됐고, 방수미 명창은 소리 끼가 있음을 단박에 알아채고 소리길을 열어주게 된 것이다.

그때가 나이 아홉 살 때였다.

소리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국립민속국악원을 놀러 다녔다.

같은 문하생들과 목이 터져라 소리를 내뱉으면서 미래 인생을 하나 둘 쌓아가기 시작했다.

중학교로 진학한 후에는 잠시 소리를 게을리 해 쫒겨날 뻔 한 경우도 있었지만 타고난 근성을 멀리 가지 않았다.

고등학교 진학 후 우석대학교에서 진행하는 전국학생경연대회에 참가해 당당히 대상을 받은 것이다.

통상적으로 기악 부문에서 대상이 나오는 것에 비하면 판소리 부문에서 대상 수상은 대단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석대 장학생으로 입학을 하게 됐다.

2014년 대학 1학년 재학 시절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작인 ‘청얼라이브’에 출연을 하게 됐고, 이후 전주문화재단 마당창극 ‘진짜 진짜 옹고집’, ‘아나옛다 배갈라라’, ‘변사또 생일잔치’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갔다.

2017년에 참가한 전국완산국악대제전에서는 일반부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미산제 수궁가, 흥보가, 강산제 심청가와 김세종제 춘향가 등을 익혔다.

좋은 목을 타고 났으며, 파워풀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일반 소리꾼에 비해 쉽사리 목이 쉬지 않은 점도 장점으로 통한다.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소리 공부를 한 지 15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소리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양혜원

같은 남원 출신인 소리꾼 양혜원은 이효인의 소리 동반자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소리공부를 익혔다.

전교생이 40여명에 불과한 작은 초등학교를 다녔다.

정규 수업 후 방과후 수업을 통해 처음으로 민요를 접했다.

국악원 공연을 자주 찾았고 내친김에 방수미 명창을 찾아 소리공부를 청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다.

여기서 평생 소리동반자인 이효인을 만나 15년의 인연이 시작된다.

방수미 명창의 막내제자로 들어가 이효인과 함께 산공부 등을 하면서 이제는 가장 큰 제자로 활동하고 있다.

국립전통예술중학교와 예술고를 졸업했다.

어린 시절 소리공부를 반대했던 아버지는 예술중을 직접 알아보는 등 제일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만난 안숙선 명창을 통해 더욱 넓은 소리길을 걸었다.

3학년 재학 중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 소재 사찰이 운영하는 국악합주단에서 활동하며 식견을 넓히는 소중한 경험도 쌓았다.

졸업을 한 후 국립국악원 작은 창극을 비롯해 판소리공장 바닥소리에 합류해 그동안 쌓은 실력을 발휘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특히 올해는 고향인 남원의 국립민속국악원에 합격해 단원으로서 제2의 소리인생을 쌓아갈 계획이다.

구성진 소리로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는 게 매력인 양혜원은 잘 쉬는 목이 항상 아쉽기만 하다.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까지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는데 이제 슬슬 시작할 계획이다. 국악원 단원으로서 제 역할은 물론 개인적 기량을 펼치는 데 아끼지 않겠다.”

각각 제 길을 걷고 있지만 이들에게는 공통분모가 있다.

판소리 앙상블 하랑가와 전주판소리합창단이다.

하랑가는 지난 2018년 여성소리꾼 5명이 의기투합해 결성됐다.

퓨전과 창작극이 대세인 현 시대에 제대로 된 전통을 소개하는 데 이들의 목표다.

함께 높이 날다는 뜻의 순우리말 ‘하랑’과 한자 노래 가를 붙여 만든 이름이다.

양혜원과 이효인 역시 하랑가의 멤버로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 중이다.

전통성악의 올바른 계승과 실연을 통해 탄탄한 기본을 다지고 있으며,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국악으로 대중과 호흡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전주를 비롯해 전남 광주까지 정기공연을 진행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다양한 시도와 폭넓은 활동으로 남도지역의 전통예술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전주판소리합창단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006년 창단된 판소리합창단은 현재 방수미 명창을 단장으로 국내 유일 판소리합창단으로서 그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설립 초기에는 관현악단 뒤에서 칸타타 형식의 공연을 주로 했지만 현재는 판소리, 아카펠라, 편곡 민요, 재즈 형식의 곡 뿐 아니라 창작곡을 중심으로 정통 판소리 저변확대와 전통문화유산 재창단에 힘쓰고 있다.

판소리앙상블 하랑가가 판소리 뿐 아니라 남도잡가, 씻김굿 등을 중심으로 변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 전주판소리합창단은 창작곡을 중심으로 여러 소리꾼들의 합창 형식이 선보여 참신한 기획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효인은 “하랑가와 판소리합창단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며, 앞으로는 개인 이효인을 보여주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학 4학년 이후 중지됐던 개인 발표회와 대회 출전을 통한 기량 확인을 점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양혜원은 “소리꾼의 진가를 알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특히 여러 음악에 도전하고 싶다. 창작곡 뿐 아니라 젊은 소리꾼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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