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순 '깜장미르'

전주시 용머리고개 강감찬장군 설화 바탕
올바른 정체성 확립-풍부한 상상력 표현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동화 ‘깜장미르’가 출간됐다.

‘용은 왜 초립동이로 둔갑하여 내를 건넜을까?’는 작가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전주역사 박물관의 홈페이지에 ‘용머리고개’에 관한‘강감찬 장군의 설화’를 바탕으로 쓴 ‘깜장미르’는 아이들에게 내 고장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준다.

깜장미르가 자신이 무엇을 위해 땅에 내려왔는지, 여의주를 사용하는 법도 잘 모르고, 잃어버린 여의주를 찾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그림책이다.

깜장미르는 승천하다 여의주를 떨어뜨린다.

잃어버린 여의주를 찾느라 물고기들을 괴롭히고 냇물을 다 마셔버린다.

깜장미르는 결이가 여의주를 주워갔다는 말을 듣고 초립동이로 둔갑하여 결이를 찾아간다.

여의주를 찾아 신이 난 깜장미르는 징검다리를 건너는데 이방을 만나게 된다.

누구나 처음은 어설프다.

그래도 괜찮다.

어설프기에 배우며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가치관을 확립하며 성장한다.

‘깜장미르’는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경험을 안겨 주는 그림책이다.

처음은 누구나 서툴다.

그래도 괜찮다.

서투르기에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가치관을 확립하며 성장한다.

모든 생명의 근원인 물을 다스릴 수 있는 여의주는 권력이다.

조화를 부리고 막강한 힘을 가진 용에게는 책임감이다.

여의주를 사용해 비를 마음대로 내릴 수 있는 것은 용과 이무기가 다른 점이다.

깜장미르에게 여의주는 하늘나라로 갈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하다.

심마니 결이에게는 외로움과 무서움을 느끼지 않게 해준다.

그래서 깜장미르가 생명을 살리고 여의주를 돌려받는다.

책임을 다하는 것, 올바른 권력을 행사하는 것, 올바른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 그것은 곧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나는 언제 행복한가, 무엇을 할 때 집중할 수 있는가,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하는 일이 나와 함께 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가, 내가 하는 행동이 다른 사람을 해치지는 않는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아프게 하지는 않는가, 나는 용서할 줄 아는가, 나는 사과할 줄 아는가,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여의주에 나를 나타내는 색을 담아보자.

그림책 ‘깜장미르’는 단계별 성장구도를 제시한다.

미물의 세계인 물속에 살다가 조력자를 만나 인간 세상으로 올라와 초립동이로 둔갑한다.

결이의 생명을 살리고 여의주를 물고 하늘에 올라 메마른 대지에 비를 내리는 이타적인 행위를 하는 구성이다.

또 깜장미르 캐릭터는 일반적인 이미지인 무시무시한 용이 아니라 상상력이 풍부하게 표현하였다.

꿈을 상징하는 무지개빛깔을 가진 검정 비늘, 편안한 색인 민트 뿔, 어린이의 순진무구한 커다란 눈망울, 어리바리하게 보이는 돌돌 말린 수염은 친근하게 다가온다.

장면마다 다양한 표정은 책을 읽는 아이들이 생생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물고기의 특성을 살린 그림을 곳곳에 배치하여 볼거리와 글의 이해를 돕게 하였다.

유화의 질감을 살리고 덧칠하여 생생한 풍경을 나타냈다.

저자 이창순은 아동복교사로 일하며 책을 가까이하지 않는 아동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제1회 전주 원천스토리 피칭대회에서 동화 ‘깜장미르’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동시 먹는 달팽이’에 동시를 발표했으며 동시집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공저)가 있다.

2020년 ‘소년문학’에 동시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전북동시읽는모임, 전북아동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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