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정일 '공주 부여'

인문적 시선으로 들여다본 역사-음식
풍속-라이프 스타일 이야기로 이끌어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시리즈 일환으로 신정일의 신간 ‘공주 부여’ 편이 발간됐다.

이 시리즈는 국내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전국의 도시들을 인문적 시선으로 조금 더 깊숙이 들여다보고 풍경 이면의 뿌리와 정신까지 읽어주는 문화 안내서이다.

그 도시에서 태어났거나 어떤 이유로든 오래 머물면서 문화의 흐름과 변천사를 지켜본 저자들이 그 지역의 주요 역사·지리적 배경, 고유한 음식과 축제, 건축과 주거문화, 현지민의 언어와 대표적 인물, 그밖에 다양한 풍속과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이야기를 끌어내 지역의 고유함과 차이를 알게 한다.

인문적 스토리를 찾아 느린 도시 여행을 즐기는 사람, 그 도시에서 한번쯤 살아보거나 이주할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 ‘로컬의 재발견’을 시도하고 있는 오늘의 젊은 세대들에게 공간의 서사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

공주와 부여는 역사적인, 경건한, 백제의 도읍, 옛 문화, 왕릉, 박물관 등 공부할 것과 생각할 것이 많아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당연스럽지만 이 책은 두 도시로 여행을 떠나기 전 읽어야 할 필독서다.

지루할지 모른다는 걱정을 깨고 여행을 흥미진진한 역사드라마로 만들어줄 비법 소스와도 같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거와 현재, 허구와 진실 사이를 오가며 백제 이야기를 술술 풀어낸다.

조상들과 나누는 대화 속으로 독일 철학자 니체와 칼 야스퍼스, 포르투갈 작가 페르난도 페수아, 고대 로마 정치가 키케로의 등을 떠밀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낸다.

책은 크게 공주 편과 부여 편으로 나뉜다.

공주 편은 1부 ‘백제의 두 번째 도읍지에 가다’와 2부 ‘사계절이 아름다운 공주를 걷다’로 구성되었다.

오래 전 이야기인 1부에서는 문주왕 때부터 성왕 때까지 백제의 도읍으로 충청 지역의 중심이 되어온 공주의 입지를 살피고, 금강과 계룡산, 공산성과 곰나루, 우금치에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또 수많은 도굴꾼들의 눈을 피해 기적처럼 살아남은 무령왕릉과 무령왕릉 국보를 만날 수 있는 국립공주박물관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가까운 과거와 현재 이야기인 2부에서는 마곡사, 갑사, 계룡산, 동학사 등 아름다운 공주의 자연을 안내하고, 중동성당, 황새바위 성지, 공주기독교박물관 등 종교사에 연관된 장소와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봉황동 도시재생사업, 상신리 돌담마을, 장승마을 빛축제 등 문화예술에 연관된 장소를 소개한다.

부여 편은 1부 ‘낙화암에 올라 백마강을 바라보다’와 2부 ‘부여의 문화와 인물을 만나다’로 구성되었다.

백제의 마지막 수도였던 부여는 어디를 걷든 역사의 유적이다.

그것도 걸어서 돌아볼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유적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다.

1부는 저자가 직접 걸으며 소개하는 역사의 현장들로 궁남지, 정림사지, 부소산과 부소산성, 부서산성 안의 삼충사, 궁녀사, 낙화암, 백화정, 고란사 등이 줄지어 등장과 퇴장을 반복한다.

2부는 백제문화단지, 국립부여박물관, 능산리 고분군, 무량사, 부산 등의 답사지와 역사 인물 및 전통을 통해 백제 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문화사학자로 역사와 문화 관련 저술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작가이자 도보여행가다.

1980년대 중반 황토현문화연구소를 발족하여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하기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펼쳤고,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으며, 1994년 동학농민혁명 100주년 기념사업회에 참가했다.

한국의 10대 강 도보답사를 기획하여 금강에서 압록강까지 답사를 마쳤고, 우리나라의 옛길인 영남·관동·삼남대로를 도보로 답사했으며, 부산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걷고 해파랑길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500여 곳 한국의 산을 오르기도 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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