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의회 경건위 일부
이스타 등 사례 빗대 반대
찬반투표 각각 5표로 부결
85억 운용사 재선정 불가피

군산시가 중소벤처기업을 살리기 위해 적극 추진해 온 혁신성장 펀드 조성사업이 시의회에 발목이 잡혀 좌초 위기에 처했다.

군산시의회 경제건설위원회는 14일 군산 혁신성장 펀드 조성사업 출자금 동의안에 대해 심의, 부결시켰다.

혁신성장 펀드사업은 군산시가 도내 시군 가운데 처음으로 공공펀드를 조성해 지역 혁신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는 최근 군산시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군산 혁신성장 펀드 운용사 모집 공고에 따른 운용사를 최종 선정했다.

평가 결과 군산시 첫 혁신성장 펀드 운용사에는 BNK 투자증권과 케이앤 투자파트너스가 선정됐다.

이에 시는 운용사 선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군산시의회 동의를 얻기 위해 경제건설위원회에 동의안 안건을 올렸다.

그러나 경제건설위원회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결국, 표 대결에 들어갔는데 동수가 나와 부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상임위 의원은 11명이지만 한 명의 의원이 개인 사정상 회의에 참석하지 못해 10명이 투표에 참여, 찬성과 반대 각각 5명이 나와 동수 부결 원칙에 따라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일부 의원들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이스타 항공을 사례로 들며 군산시가 공공펀드까지 조성하면서까지 사업을 확장할 필요가 있냐며 반대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시가 추진해온 혁신성장 펀드는 모태펀드 95억원(45%)과 군산시 출자 30억원(14%), 민간 및 운용사 85억원(41%) 등 모두 210억원 규모이다.

시는 해당 공공펀드를 조성해 2021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8년간 운영할 계획으로, 현재 모태펀드 95억원과 민간 및 운용사 85억원은 조성이 완료된 상태이다.

이에 계획대로 추진되면 군산에 소재한 혁신 및 성장성을 보유한 중소벤처기업 등에 군산시 출자금의 두 배인 60억원 이상을 투자 지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중소벤처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서울시도 미래혁신성장펀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올해 2월 기준으로 3년 만에 2조1,000억원을 조성, 501개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군산시도 이번에 시의회 동의안을 얻어 혁신성장 펀드를 조성하게 되면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공공부문 투자가 이뤄져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또한 지역 내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코로나19로 자금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공공투자를 확보하게 되면 지속적인 성장에 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동의안 부결로 이러한 계획은 당장 물거품이 돼 버렸으며, 혁신성장 펀드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운영사를 모집해야 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이는 현재 선정된 운영사와는 8월 말까지 모든 것이 확정돼야 하는데 해당 기간 안에는 군산시의회 임시회가 없어 결국 다른 운영사를 선정해 새로운 기간을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군산시의회 서동수 경제건설위원장은 “간담회 자료와 동의안이 같이 올라와 간담회를 생략하고 바로 안건 심의에 들어갔는데, 의원들의 의견이 달라 투표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투표결과 부결됐다”고 말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이번에 선정된 운용사는 8월 말까지 모든 행정적인 절차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시의회 동의를 얻지 못해 결국 다른 운영사를 선정해야 할 것 같다”며 “시의회 의견을 토대로 다시 검토해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군산=김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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