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이철승 도전 시작으로
고건은 불출마-정동영은 패해

민주 대선경선 전북출신 2명
정세균-박용진 성적표 관심
정, 경제통 조직-인지도 탄탄
이낙연후보와 단일화 변수
박, 50세로 젊음-패기 강점
중앙서 범전북 정치인 힘실려

표심, 정이냐 박이냐 될후보냐
야권 득표율 30% 육박할수도

여야의 2022 대선 경선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수 명의 국회의장, 국무총리, 정당 대표를 배출한 전북은 유일하게 '대통령'과는 인연이 없었다.

전북의 염원인 대권과 관련해 내년에는 꿈이 이뤄질 것인지 도민 상당수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 상황에서 전북 출신 대권 가능성은 반반이다.

후보들이 맹렬한 추격전을 통해 역전을 하면 대권이 가능하고 현재의 여론조사 기조가 유지되면 대권은 쉽지 않은 싸움이다.

2022 대선의 전북 가능성은 어느 정도 될까.
/편집자주



[역대 도전] 이철승, 고건, 정동영 등 대권 경쟁에서 분패

전북의 '대권(大權) 도전'의 역사는 길다.

1970년 소석 이철승이 그 시초다.

그 해 야당인 신민당은 10월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를 선출했다.

김영삼(YS)이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이어 김대중(DJ), 이철승 등이 가세해 3파전이 됐다.

1970년의 대선 후보 경선은 이들 40대 후보간 접전이 치러졌고 1차 투표에선 어느 누구도 과반을 얻지 못했다.

2차 투표에서 이철승은  김대중과 연대해 DJ 시대를 여는 기반을 만들어줬다.

하지만 DJ의 대선 패배는 전북 정치 위상이 약화되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많다.

국회의원 7선을 지낸 소석 이후 대권에 근접했던 이는 고건 전 국무총리다.

군산 출신인 고 전 총리는 국무총리 두 번, 서울시장도 두 번 그리고 대통령권한대행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라는 비상정국에서 고건은 권한대행을 했다.

대통령만 빼고는 다 해봤다고 할 수 있다.

고 전 총리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여론 지지율 선두였다.

이명박, 박근혜, 정동영, 손학규 등 당시의 여야 인물들을 모두 제쳤다.

도민들의 기대도 컸다.

고건은 대선 전 해인 2006년, 전주에서 강현욱 도지사와 비공개 단독 회동하는 등 여당은 물론 전북 정치권에도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고 전 총리는 대선 불출마를 선언해 버렸다.

도민 상당수가 불출마 배경에 놀라워했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지율 1위의 대선 불출마.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여의도 속설이 있듯, 고건의 불출마로 대선 정국은 크게 요동쳤다.

2007년, 고 전 총리의 불출마 이후 여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는 정동영(DY)이었다.

DY는 본선에서 분투했지만, '잃어버린 10년'을 내세운 보수정당에 큰 표차로 패했다.

그 당시 정국 상황에 비쳐볼 때 DY의 도전은 쉽지 않은 대결이었다.

결국 DY는 전북 출신 최초의 여당 대선 후보라는 상징성으로 남게 됐다.

이들 3인은 전북 정치사에서 대권에 근접한 이들이었다.

정치 환경과 구도가 좀 더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철승, 고건, 정동영 등 3인을 제외하면 대선 본선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당내 경선에 뛰어들었던 이들이 있다.

유종근 전 전북지사와 정세균(SK)이다.

SK는 2012년, 18대 대선의 민주통합당 후보 경선에 참여했지만 본경선에서 패했다.

이처럼 전북 출신 정치인들은 지금까지 수 차례 대권에 도전했다.

하지만 아직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번 2022 대선에 거는 도민들의 기대가 크다.

과연 전북은 대권이라는 최대 목표를 이뤄낼 것인가.



[2022 대선] 정세균, 박용진 등 2명 민주당 본선행, 가능성은

2022 대선의 여야 경선 경쟁에는 15일 현재 2명의 전북 출신이 도전 중이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진안 출신 정세균 전 국무총리, 장수 출신의 박용진 국회의원이다.

SK는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빅3로 꼽힌다.

여론조사 지지율에선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에게 뒤지지만 탄탄한 조직과 인지도 등에서 만만찮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SK 지지층은 "특정 시점이 되면 정 전 총리가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SK의 특장점은 경제와 정치를 겸한 후보라는 데 있다.

현재 여야의 후보 중 종합상사원이나 경제인 출신의 중진 정치인은 없다.

SK는 또 고 김대중, 노무현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민주정당을 떠나지 않고 지켜왔다.

최근 경선 후보 사이에 논란이 이는 이른바 '적통' 논란에서 우위에 서 있는 것.

SK는 "민주당의 적통은 이광재 의원과 저에게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타 주자와의 차별화에 나섰다.

이재명 지사는 과거 반문재인 성격이 강했고, 이낙연 전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친노 쪽에 서지 않았던 전례가 있다.

반면 정 전 총리는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도전 과정에서 끝까지 함께 했다.

경쟁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노, 친문 그룹의 지지가 기대되는 이유다.

정 전 총리는 최근 후보단일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광재  국회의원과의 후보단일화를 이룬 데 이어 양승조  충남지사의 지지를 얻었고, 최문순  강원지사와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본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의 최종 단일화 여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이 전 대표와 SK의 단일화 여부는 8월 중순 이후 경선이 중반에 돌입하면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8월 중순이면 후보간 우열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박용진 의원은 경선 후보 중 최연소다.

50세로 젊음과 패기가 강점이다.

박 의원은 젊은 후보답게 '공격적' 자세로 평가된다.

실제로 다음 주로 예정됐던 본경선 TV 토론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취소되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박용진 후보 캠프의 김정현 공보단장은 "코로나 비상시국에서 발은 묶더라도 말은 풀어줘야 하는데 TV 토론이 취소되어 매우 유감스럽다"면서도 "박 후보는 후보들 간의 건전한 정책 경쟁을 위한 양자, 다자간은 물론이고 TV 토론, 온라인 토론 등 어떤 종류의 토론회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주요 토론을 통해 선두권 후보들에 대한 검증을 강력히 요구했다.

본선에서 이기기 위해선 경선에서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여론 선두권 후보들과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박 후보는 젊은 연령인 만큼, 앞으로도 중앙에서 범전북 정치인의 명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 표심] 전북 출신으로? 막판까지 고심?

이런 분위기에서 전북 표심이 어디로 갈 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직과 인지도에서 빅3인 정세균 전 총리 그리고 신예로 분류되는 박용진 의원에게 기회가 생길 것인가? 즉 범전북 후보에게 표심이 몰리느냐 아니면 대세론을 형성하는 후보에게 표심이 집중되느냐다.

관건은 민주당의 정권재창출 목표와 야권 지지자들의 정권교체 여론 중 어느 쪽이 힘을 받느냐에 달려 있다.

이와 관련, 여권의 지역 표심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눠지는 모양새다.

전북의 현역 정치인 상당수와 지방선거 입지자들은 SK를 지지하고 있다.

도내 지역구 의원들의 캠프 참여도가 높고, 지방선거에 나설 이들도 SK 여론 추이에 관심을 쏟고 있다.

SK 캠프의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완주진안무주장수)은 오래 전부터 "국정 운영 및 정책 역량이 높은 정 전 총리가 여당의 최선 후보"라고 강조해 왔다.

실제 후보들의 도덕성 검증과 정책 공약을 중점적으로 비교할 경우 SK의 역량이 크게 부각될 수 있다.

SK는 그 동안 저평가우량주라는 별칭을 얻어 왔다.

캠프 관계자들은 "향후 TV 토론과 합동연설 등을 통해 정 전 총리의 능력이 나타나면 지지율이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8월 중순까지 SK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면 도민들의 고심이 커질 수 있다.

SK 지지세가 이재명 지사나 최근 이 지사를 맹추격하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역대 전북 표심은 '될 후보'에게 집중돼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경선 일정을 연기할 것으로 보여, 어느 후보에게 유리할 것인지가 변수가 됐다.

선두권 후보는 조기에 대선 후보가 되고 싶지만, 2위권 후보들은 추격의 시간을 벌었다.

특히 2위권 후보들이 본경선 중반에 단일화를 이룬다면 결선투표를 치를 수도 있어 도민들이 막판까지 고심할 가능성도 크다.

한편 야권 지지층의 입장은 다르다.

야권은 과거 전북을 불모지로 꼽았다.

그러나 불모지가 아니라 근래 선거에선 야권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더욱이 국민의힘은 서진정책을 통해 전북 및 호남 표심 끌어안기에 주력하고 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내년 대선에서 야권이 강세를 보이면 전북 득표율이 30%선까지 치달을 수도 있다"고 기대한다.

일례로 지난 2017년 대선을 보면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전북 득표율은 3.34%(4만231표)였다.

그리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전북에서 28만 5,467표(23.76%)를 얻었다.

두 후보 합해 27% 가량이 야권 후보를 지지한 것.

국민의힘 중앙당 관계자는 "야권 후보들의 경쟁력이 막강해 전북에서도 높은 득표율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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