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들의 참여로 더해져 피어나는 꽃, 사회혁신  

최근 돋보이는 전주시의 변화는 시민참여 공간의 지속적인 증가를 꼽을 수 있다.

행정기관이 그린 설계에 이용객으로 머물렀던 시민들이 직접 주체로 나서는 것이 핵심이다.

시민들의 삶의 현장인 도심 곳곳이 집단의 상상으로 더해지고 있다.

골목과 거리가 실험실이 되고, 시민들은 실험의 참여자이자 설계자가 돼 해법을 찾는다.

기후변화·교통·들고양이·저출생 등 사회문제 대부분이 '리빙랩'이라 부르는 생활 실험실의 연구 주제가 된다.

 지난 2018년 행정안전부 공모에 선정된 이후 전주시는 ‘지역거점별 소통협력공간 조성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 혁신활동 경험을 쌓아왔다.

소통협력공간은 시민이 정책 공동생산자로 참여하고 협력하는 시대정신을 반영한 곳이다.

시민 개개인이 우리 동네의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해결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하고 혁신 활동을 지원하는 앵커시설이라 할 수 있다.

1만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생활 실험실에서는 길냥이와 상생을 찾는 해피나비 프로젝트, 취준생의 고민을 나누는 두드림 옷장, 지역순환형 전주형공동체 화폐 시범운영 등 다양한 실험이 펼쳐졌다.

이 중 지역순환 전주형공동체 화폐는 지난해 11월 개시한 전주형 지역화폐인 전주사랑상품권(일명 ‘돼지카드’)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생활 실험실을 통해 시민이 주체가 된 사회혁신의 생태계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셈이다.



#​ ‘아픈 손가락’에서 혁신 공간으로 

전주 구도심에 위치한 선미촌은 성매매집결지라는 외면할 수 없는 역사를 가진 아픔의 공간이다.

전국의 비슷한 공간들이 물리력·공권력에 의해 사라졌다.

전주의 고민은 달랐다.

차단하고 기억에서 지우는 밀어붙이기식 개발 대신 어제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시민들이 즐겨찾는 여성 인권의 상징공간이자 문화예술의 힘을 확인하는 혁신공간으로 묵묵히 변신 중이다.

여기에 올해 초부터는 시민들과 함께하는 혁신을 상상하고 용기를 얹어 더 큰 변화를 가져왔다.

빈 업소를 임대해 다양한 업종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문화창작활동을 지원하자는 구체적인 제안으로 이어진 것이다.

선의가 좋은 결과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에 반신반의했다.

빈 업소의 임대의사를 확인하고 성사시키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7개 팀을 선정하는 공모에 25개 팀의 사업설명회 참여에 이어 19개 팀이 실제 접수를 마쳤다.

예술·문화·공예·인권·카페 등 다양한 분야가 망라됐다.

심사하는데 한나절을 훌쩍 넘기는 수고로움도 반가운 피곤이었고, 선정된 7개 팀을 대상으로 한 사전워크숍, 회계실무교육, 협약식, 리모델링 등을 거치며 5월의 신록도 훌쩍 지났다.

‘아픈 손가락’이던 선미촌을 시민일상공간으로 바꿔보려는 생활실험이 본격화 된 것이다.

지난 6월 10일 선미촌 한가운데 시티가든 기억공간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선미촌 리빙랩 개업 및 스탬프투어를 알리는 시간이었다.

선미촌 골목이 음식·체험프로그램·전시·버스킹 공연이 가득한 문화공간으로 변신하는 순간이다.

샌드위치와 커피가 있는 카페, 아기자기한 소품이 가득한 공방에서 작품에 도전하는 원데이클래스도 가능한 공간이 됐다.

청년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스스로 작가가 되는 상상을 키우기에 충분한 곳이다.



# ​시민 상상으로 키운 전주여행 1번지로 변신

지역소통협력공간과 사회혁신을 전주에서 만난 지 어느덧 4년차가 됐다.

지역소통협력공간을 출발할 때 지금의 변화를 예상하진 못했다.

막연했던 어제의 혁신이 시민의 참여와 관심이 더해지면서 현실이 됐다.

시민의 상상은 선미촌을 전주여행지 1번지로 만들겠다는 꿈을 꾸게 했다.

‘성평등 전주’의 아카이브에서 선미촌의 어제와 오늘을 확인한 후, 리빙랩 곳곳에서 인권과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변신한 골목길을 직접 둘러볼 수 있는 여행길이 시민들을 반긴다.

전주 여행길의 새로운 기억이 될 것이다.

시민의 상상력에 행정의 용기가 더해진 결과다.

시민의 삶에서 시작한 혁신이 사회연대의 힘을 더욱 단단하게 키워가고 있다.

​/정상택 전주시 사회연대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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