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전통도시 읍치 이야기 '전주읍치'

지역 정체성 찾아 인문학 부흥 디딤돌
역사지리적 접근-왕실본향 전주 찾아

한국의 전통도시 이야기 시리즈 첫 번째인 ‘전주읍치’가 발간됐다.

읍치(邑治)는 조선시대 행정체제 상 지방통치의 근간이 되었던 부, 목, 군, 현의 행정중심지였다.

조선시대에는 전국적으로 330개 이상(현 남한 지역에 약 230여개)의 지방 행정구역이 있었다.

이들의 행정중심지로서 또한 주변지역과의 교통상 결절지로서 역할해온 곳이 다름 아닌 읍치이다.

즉 지금의 도시기능을 담당했던 전통도시가 읍치였기에, 이 읍치를 한국의 전통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번에 ‘한국의 전통도시 읍치 이야기’ 첫 번째 시리즈로 출간된 ‘전주읍치(全州邑治)’(신아출판사)는 바로 전통도시인 읍치에 대한 역사지리적 접근이다.

남한 지역의 230개 읍치 중에서 먼저 전주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

조선시대 8도를 구성했던 전라도 감영이 자리했고 더불어 조선의 국도였던 한양(漢陽)처럼 ‘왕실본향’으로서 국가적 장소이미지가 중첩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전주의 역사적 장소성 때문이다.

책의 구성은 지역이나 외지의 시민들과 학생들이 답사하며 참고할 수 있도록 지도와 사진 및 그림 설명을 곁들였다.

1장에서는 조선의 읍치경관이 갖는 전국적 일반성과 지역적 고유성을 해석하면서 전주읍치의 특성을 살펴보았다.

2장에서는 전통지리 풍수의 관점에서 전주읍치의 장소성을 탐색하였다.

3장에서는 전주읍치를 사례로 전주읍성의 해체를 전후한 종교경관의 장소성 변화를 살펴보았다.

4장에서는 일제강점기 전주역사도심(전주읍성의 내부)의 시기별 공간 변화를 가로망과 기능체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5장에서는 근대이행기 전주읍성 내의 토지이용과 공간변화를 밝히기 위하여 지목과 토지 소유 현황, 필지의 분할과 합병 등에 관한 자료를 분석하였다.

6장에서는 전주 덕진연못의 정확한 용도와 그 축조 시기 및 공간 변화 과정을 중심으로 덕진연못의 장소성 변화를 살펴보았다.

전주읍치는 지역민들이 지금껏 살아왔고 또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의미 있는 삶터이다.

근대이행기를 거치면서 조선시대 전주 읍치를 계승한 전주시도 산업화와 도시화의 영향을 받았다.

이에 따라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전주시도 행정구역의 평면적 확대와 함께 지역 분화를 경험하였다.

그로 인해 과거 읍성의 사대문 안은 대부분 상업 및 교통 기능이 발달한 도심(都心)으로 탈바꿈되었다.

현재 읍성을 비롯한 관아 및 제의경관들은 많이 사라졌고, 일부 남아 있더라도 훼손 또는 훼철되어 복원의 손길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최근 전국적으로 읍치경관의 복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가 주목된다.

지자체 또는 지역민들을 중심으로 지역정체성 찾기 또는 지역의 역사문화자원 복원 등과 연계된 지역인문학 부흥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역사지리연구모임 ‘안팎너머’ 의 ‘전주읍치(全州邑治)’라는 책 또한 이러한 과정의 디딤돌 중 하나가 되기를 기대한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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