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 리뷰-판소리 댄스컬 '몽연-서동의 꽃'

화려한 조명-의상 눈길 이끌어
빈약한 서술구조 메시지 전달

전북문화관광재단의 전북관광브랜드공연인 판소리 댄스컬 ‘몽연-서동의 꿈’이 지난 23일 개막하고 대장정에 들어갔다.

이번 공연은 재단이 그동안 마련했던 ‘춘향’, ‘심청’, ‘홍도’에 이은 네 번째 레퍼토리로 올해 새로운 작품은 선보인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번 작품은 판소리와 무용, 현대음악, 디지털 무대기술 등이 융합한 새로운 장르를 선보였고, 무겁다고 지적받은 전작 ‘홍도’를 염두에 둔 듯 가볍고 신선한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관객과의 만남을 시도했다.

여기에 백제 서동왕자와 신라 선화공주의 설화 등 전북을 소재로 한 내용을 구성해 관광상품으로서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시도는 신선했다.

댄스컬이란 장르답게 작품은 판소리와 무용을 중심으로 화려한 조명과 의상 등이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무대를 웅장하게 만드는 조명도 나무랄 데 없으며 음악 역시 화려한 군무와 어울리며 무대를 이끌어갔다.

화려한 무대와 스케일이 큰 음악은 무대를 더욱 확장시키는 데 도움을 줬고, 판소리가 극을 이끌고 이를 뒷받침하는 무용은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성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아쉬운 점이 나오기 시작했다.

대사 없이 판소리로만 극을 진행하다보니 관객 입장에서 극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아채는 데 극이 한참 흘러야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지나치면 부족한만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이번 무대가 그렇다.

판소리로 무대를 이끌다보니 객석은 지루함이 쌓이게 됐고, 박력 있는 사운드는 시간이 갈수록 귀에 피로감만 전달했다.

특히 이야기 서술구조가 너무 빈약해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크게 실패했다.

무엇을 보여주려는지 종잡을 수 없다.

누구나 다 아는 서동과 선화공주 이야기를 이렇게 어렵게 풀어가는 방식이 궁금했다.

흔한 소재라 여기에 제작진만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여겨지나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모양새다.

간혹 관객과 소통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는 작품들을 찾을 수 있다.

자신들만의 언어로 작품을 제작하고 관객이 그것을 이해해주길 바라는 자세에서다.

관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언어 대신 자신들만의 언어를 사용하게 되며, 관객들은 작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공연장을 나오기 일쑤다.

관객과 소통을 잊은 채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데 열중한 탓이다.

공연은 결과물이다.

과정이 어떻든 결과로 승부를 던져야 한다.

급작스레 작품이 변경되고 그에 따른 대본작업이나 배우 캐스팅 등이 원활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변명거리가 되지는 못한다.

관객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보다 무대에 올려지는 최종 결과물만 접할 수 있다.

그것으로 작품에 대한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제 시작이다.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기 위해선 수많은 고통과 인내가 따라야 한다.

그에 대한 고민을 다시 시작할 때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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