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3단계, 생계와 거리두기
소상공인 3단계, 생계와 거리두기
  • 김성아
  • 승인 2021.07.29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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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8일까지 거리두기 3단계
도내 소상공인 11만9,517개 87.5%
2019년比 10명 중 7명 매출 감소
감소율 평균 37.4% 집계

수도권발 4차유행 소비심리 찬물
영업제한 직격탄 우울-불안 증가
숙박업 60% 이상 매출 하락 전망
고용시장 한파 장기화 가능성 커

새희망-버팀목-버팀목플러스
3차례 소상공인 자금 지원나서
희망회복자금 지원예산 확대
사각지대 보완-신속집행 관건

착한임대인 운동 활성화 필요
재기 발판 후속조치 마련돼야
최저임금인상 재조정 필요성
시간당 9,160원 지급 여력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전 방위로 확대되면서 비수도권도 일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 단계 격상되면서 지역 사회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어느 업종보다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겨우 벗어난 ‘악몽’이 되살아날 것을 우려하며 고개만 떨구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는 듯,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적용되면서 위축된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잠시, 또다시 침체기를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개점휴업은 면할 것을 기대했던 여행업계와 숙박업계는 망연자실한 표정이며, 단체 모임을 기대했던 외식업계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은 실정으로, 이런 분위기는 소상공인의 폐업론을 더욱 앞당기고 있다.

물론 정부와 지자체에서 코마 상태에 빠진 업종을 중심으로 심폐소생을 위해 지원을 확대했지만 이는 역부족, 대다수가 1년 6개월을 버텨온 만큼 더는 버틸 수 없는 한계치에 다다른 것이다.

문제는 소상공인은 지역경제의 한 축인 상권의 주역으로, 이들의 위기가 곧 지역상권의 위기로 작용함은 물론 이제 겨우 훈풍이 불기 시작한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게 불 보듯 뻔하다는 점이다.

더욱이 현재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또 한 번 전 세계를 강타, 국내 역시 심상치 않은 만큼 이 사태가 수습되지 않을 경우 거리두기 단계는 또다시 격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불안감 역시 소상공인의 어깨를 더욱 짓누르고 있다.

이에 대표적인 지역상권을 둘러보고, 소상공인의 애로사항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편집자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현장]

“설마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3단계로 격상될 줄은 몰랐어요. 이럴 거면 애초에 내리지나 말지, 희망고문도 아니고 어떻게 또 버텨야 할지 막막하네요.”

28일 점심시간 무렵 들린 전주시 팔복동 산업단지 일대의 A 음식점 사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적용되면서 인근 기업들과 공장에서 소규모로 회식도 하고, 점심에도 구내식당 대신 찾아오면서 그나마 숨통이 트이나 싶었지만 수도권발 코로나19 4차 유행이 확산, 도내에서도 하루가 멀다고 신규확진자가 나오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더니 3단계 소식이 전해지기 무섭게 공장 직원들은 점심에도 아예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말끝을 흐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 블록을 지나 들어간 B 음식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만 아니었더라면 이 일대 맛집으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된 뒤로는 손을 놀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본인 명의의 건물로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아 그동안 버틸 수 있었지만 매출 급감을 견디지 못해 최근에 수년을 함께 일한 직원에게 당분간 쉬어야겠다고 어렵사리 통보했다면서 고개를 떨궜다.

인근의 중견기업이나 소기업이나 할 것 없이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저녁은 물론 점심에도 매출이 없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이 집중되고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전주시 신시가지 일대는 이보다 더 심각했다.

일반음식점, 커피숍, 제과점 등 업종과 관계없이 모두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로, 특히, 6개월 전보다 ‘임대 문의’가 부착된 상가는 물론, ‘유령도시’ 같은 구간 역시 늘었다.

C 백반집 주인은 포장이나 배달도 해봤지만 워낙에 분위기가 좋지 않아서 더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도청 직원들도 밖으로 잘 안 나오는 것 같다. 특히, 우리처럼 공간이 좁은 곳으로는 더 안 오려는 같아서 힘들다”며 “최근 식자재 가격도 올랐는데 어느 날은 준비해 둔 재료를 모두 버리기도 한다.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지금까지 대출로 버텨왔는데 더는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이 늘 것을 기대했던 한옥마을 일대와 상가와 숙박업계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대체로 코로나19 확산이 정부나 지자체의 탓은 아니지만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매출 상상의 기대감만 잔뜩 키워 놓고 갑작스럽게 상향 조정한 것은 너무 무책임한 것이다.

 초·중·고등학교 여름방학을 맞은 학원가도 방역에 드는 비용이 이제는 부담이 되는 데다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불안한 학부모들이 자칫 수강을 취소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

한옥마을 인근의 D 호텔 직원은 “좀 살아나나 싶더니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기분이다. 어제오늘 예약은 한 건도 없고 취소나 연기에 대한 문의 전화만 있다”며 “이러다 직장을 잃게 될까 두렵다”면서 하소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완화·격상 반복에 지쳐=정부에서 일괄적으로 비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전북도 역시 오는 8일까지 이를 적용키로 했다.

이로 인해 지역 상권의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지난 2019년 기준 도내 사업체수(13만6천467개) 중 소상공인이 무려 11만9천517개(87.5%)로, 도소매·음식·숙박·운수서비스업이 8만1천104개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이는 특히, 경기와 사회적 분위기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물론 이외에도 여행업계는 이미 고사 직전이며, 예식업, 소매점도 직격탄을 피할 수는 없는 상황.

소상공인들이 유례없는 사태에 사상 초유의 피해에 직면한 셈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해 10월 19일부터 11월 5일까지 소상공인 1천1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 결과, 소상공인 10명 중 7명은 2019년보다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매출 감소 비율은 평균 37.4%로 집계, 즉 2019년 매출의 약 60% 수준에 달한 것이다.

하지만 그때보다 상황은 더욱 심각, 인건비와 임대료, 원자재가격 인상 등을 고려하면 실제 소상공인이 손에 쥔 순이익은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회복 시기도 45.3%가 대체로 1~2년은 걸릴 것이라고 꼽았지만 이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이보다 더 걸릴 것은 물론 폐업론 역시 더욱 현실화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소상공인들의 우울감·불안감 역시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하향 조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 수도권발 4차 유행이 걷잡을 수 없이 심화됨에 따라 겨우 살아난 소비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

비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으로, 집합·모임·행사 인원은 물론 영업시간이 제한이 직격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에 일반 국민보다 불안 정도가 ‘위험군’에 속하는 소상공인이 더 많은 상황은 더욱 심화, 여름휴가시즌을 맞아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꺾어버림에 따라 소상공인들의 심리적 타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홍규철 전북소상공인협회장은 “소상공인들은 지금 생존을 걸고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가 그 누구의 탓도 아니고 안전을 위해 정부의 방침에 따라야 하지만 이에 따른 짐을 소상공인이 더 짊어지고 있는 셈이다”며 “1년 반을 롤러코스터 타듯이 버텨왔는데 이제는 다들 한계라며 포기, 즉 폐업을 고려하는 소상공인들도 늘고 있다. 반복되는 상황에 피로감이 최고조에 달한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희망이 2주도 채 되지 않아 꺾였으니, 그 상실감이 이전보다 몇 배는 크지 않겠느냐”며 “소상공인의 상황을 좀 더 면밀히 살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및 매출 하락 우려 커져=무엇보다 소상공인들은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소비심리 위축과 이미 하락할 대로 하락한 매출이 또다시 하락할 것을 우려함에 따라 지역경제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기와 사회적 분위기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숙박업 및 음식점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실시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긴급 소상공인 실태조사’에서 만약 사회적 거리두기가 현행보다 1단계 더 격상될 시 42.8%는 ‘20% 이상~40% 미만’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집계된 바 있다.

이번 조사는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되기 직전에 조사된 것으로, 예상보다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비수도권도 3단계로 빠르게 격상됨에 실제 지역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이보다 매출 하락률이 더 가파를 것이라도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숙박업의 경우 60% 이상 매출 하락을 우려하는 소상공인의 비율이 외식업보다 월등히 많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공감, 이는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숙박업의 타격이 가장 우려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 소상공인 10명 중 8명은 휴·폐업을 고민, 이 중 1.5명 이상은 심각한 수준으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이 주는 여파가 매머드급으로 큰 타격을 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다수의 소상공인은 입을 모았다.

나아가 이는 고용시장의 한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지고 기업과 소상공인들도 이에 대한 대응능력이 강화되면서 고용시장의 여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사실, 여전히 임금근로자 가운데 임시근로자의 비중이 큰 데다 고용률 증가의 원인 중 하나가 꽁꽁 얼어붙었던 소비심리 녹으면서 도소매숙박업이 미약하나마 활기를 찾았다는 점이기 때문.

다시 말해 일자리의 질적 개선이 더딘 가운데 사회적거리두기 격상은 이를 또다시 악화시킬 뿐 아니라 도소매숙박업의 위축을 불러와 고용시장 개선에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상공인 지원 사각지대 해소는 물론 내년 최저임금 재조정 필요해=하지만 방역을 포기한 채 소비심리 활성화를 꾀할 수는 없는 만큼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은 불가피, 현재 이런 상황을 벗어날 뚜렷한 묘책이 없다.

 원망의 목소리를 내는 소상공인들도 내심 이런 상황을 잘 알기에 결국은 버티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물론, 그동안 총 3차례에 걸쳐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 소상공인 버팀목자금 플러스 지원을 실시하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4차 유행에 따른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적용에 따른 타격을 우려해 지원예산을 확대한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정부가 지원대상과 피해 규모에 대한 추계를 제대로 하지 않아 지원규모가 미흡한 만큼 지원자금에 대한 효과가 미비하다는 이유에서다.

지원금 사각지대 관련 문제 제기도 빈번하다는 점 또한 불만을 키우고 있다.

이에 선별지원 정책이 완벽할 수 없지만 정부에서 사각지대를 보완,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자금을 신속하게 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지원 역시 타이밍이 있는 만큼 소상공인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업종별 피해의 강도를 분석해 지원 자금을 투입하고, 열악한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일상화된 비대면 거래에 따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책도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지원금을 임대료로 지불한 소상공인이 태반인 만큼 착한임대인 운동을 다시 활성화 시켜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고, 이 위기를 넘지 못한 소상공인의 재기 발판을 위한 후속조치도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아울러 지난 12일 결정된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재조정의 필요성도 언급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존폐의 기로에 선 소상공인들은 시간당 9천160원(올해 대비 5.1% 인상)을 지급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홍규철 회장은 “제발 탁상에서 나오는 지원책이 아닌 현장에서 답을 찾는 지원책이 나오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직·간접적인 피해는 경기의 최일선에 있는 소상공인이 제일 크게 입는다. 이를 살핀 정책이 필요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내년 최저임금 인상은 영세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 최소 동결했어야 했다. 지금이라도 고사 직전인 소상공인들의 상황을 살핀 지원과 위기 극복을 위한 선제적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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