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대유행-거리두기 상향에
비대면원칙 축제기획 무산
2년연속 불발로 피로감 커져
지역적 이벤트 절실 목소리

‘전주가맥축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취소됨에 따라 관련 업종의 소상공인들이 ‘아쉽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위축된 지역경제와 문화를 모두 아우르고 비대면을 원칙으로 집(家)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축제로 기획된 만큼 이를 통해 조금이나마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5일 전주가맥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이근, 이하 추진위)에 따르면 코로나19 4차 유행이 지속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상향 조정됨에 따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접목한 새로운 방식으로 개최키로 한 ‘제6회 전주가맥축제’를 취소하기로 공식화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불발된 것으로, 이번에도 개최를 확정한 지 약 한 달 만에 번복한 셈이다.

물론, 이를 결정할 당시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되지 않은 만큼 성급한 것 아니냐는 여론도 있었지만 축제의 정체성과 연속성이 중요한 데다 소상공인과 문화·예술인들도 설 자리를 잃어가고 도민들의 피로감 역시 커짐에 따라 이를 해소할 지역적 이벤트가 절실하다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렸다.

 이에 추진위는 방역수칙 준수는 물론 비대면 원칙을 기본으로 축제의 가장 핵심인 하이트진로 전주공장에서 생산한 맥주와 전주만의 특색 있는 안주는 성인 인증을 통해 사전예약 받은 뒤 배달하는 방식으로 진행키로 했다.

여기에 무관중 스튜디오를 운영해 도내 문화·예술인의 공연을 실시간으로 유튜브로 송출하고 이벤트를 통해 지역 특산품과 지역화폐 등의 경품 제공하는 등 지역 문화와 경제까지 모두 아우르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도권발 4차 유행이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 정부에서 비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조정함에 따라 조직위는 결국, 올해도 전주가맥축제 개최를 취소키로 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지난해에 개최키로 하고 취소한 경험이 있기에 올해는 더욱 신중히 접근했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쩔 수 없었다”며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코로나19 4차 유행이 수그러들 때로 미룰까도 했지만 축제 성격상 그럴 수 없다 보니 부득이하게 올해도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취소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재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지역 내에서는 ‘아쉽다’는 반응과 함께 무조건 취소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비난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온·오프라인 방식의 새로운 축제 패러다임을 구축할 기회로 활용할 필요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는 전주가맥축제가 지역의 독특한 음주문화·관광콘텐츠로서 가치를 충분히 입증하며 전국구 축제로 도약하려는 중요한 시점에 2년 연속 취소됨에 따라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해마다 전주가맥축제에 참여해 온 A 가맥집 주인은 “대면방식이 아닌 배송으로 이뤄지는데 취소할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피로감을 더나 했는데 너무 아쉽다”면서 한 숨을 내쉬었으며, 공연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방식으로 기획·추진된 만큼 축제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모티브가 마련됐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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