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성

서영숙 전북시인협회 무주지역 위원장

 

잡새들이 떨구고 간 바이러스가 
아침깜짝이슬나비 나래에 붙어 
온 지구를 떠들썩 팔랑인다.
낯익은 것들이 가위눌린 봄날. 
 
철거직전, 잡도리하고 싶은 몸살이 
무섭도록 잔인하게 욱신거리고
왈칵, 추깃물 쏟아져 나온 흔적들이 몸져 눕는다
 
별들의 어지러운 발자국을 걸레로 훔치며
훅, 솟구치는 살내가 그립고 그리운
턱 없이 부풀던 봄은 아무런 죄가 없다
 
아무리 너와 내게 간격과 틈을 놓아도
그 사이로 햇살 몇 줌 들다 가고
눈 흘기던 초승달은 만삭이 되어 헐떡이고
하늘 바람도 은근슬쩍 머물다 간다
 
소리 죽이며 버텨온 상처들이 짤짤
경자년 머리채를 흔들어 눕힌다
살아야겠다 뜨겁게.
팍팍한 우울을 벗어 던진다.


 
# 시작노트 

만물의 영장인 인간들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에 긴장하고 두려움에 떨며 죽어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이겨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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