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전주에프갤러리서
유년시절 기억 회귀도구 활용
오정주 사진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이 오는 7일부터 12일까지 ‘전주 에프갤러리에서 열린다.
‘기억으로 회귀’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첫 개인전 ‘기억의 기록’과 두 번째 개인전 ‘기억의 시간’에 이은 기억 시리즈 작업이다.
2019년, 첫 개인전 ‘기억의 기록’을 통해 기록으로 옮겨진 사진 속 풍경은 기억이 가공해 낸 산물임을 알게 되었고, 2020년 두 번째 개인전 ‘기억의 시간’에서 장기기억 형성에 필요한 시간이 30분 이내임에 착안하여 머릿속에 저장하듯 카메라에 그 30분 시간만큼의 장노출로 피사체를 담고 시간을 담았다.
기억은 정제되어 저장되고 다시 분출되는 과정에 선택되고 망각이 더해진 허구의 실체임을 표현했다.
오 작가는 이번 세 번째 개인전에서 기억과의 대화를 통해 지나간 시간에 대한 투자와 현실극복 의지 그리고 미래에 대한 밝은 예감을 전개한다.
현대사회는 성장과 발전이라는 미명아래 대중의 고통쯤은 당연시되고 있으며, 반항의 힘마저 잃어버린 대중은 팬데믹 상황으로 유례없는 고통과 상처를 받고 있다.
이렇듯 암울한 현재와 불투명한 미래를 마주한 대중이, 안정되고 익숙한 기억으로의 회귀를 갈망하게 되는 현상을 탐구하는 데서 출발했다.
작가는 “어릴 적 아버지께서 일구신 밭에서의 즐거운 기억 속으로 안내한다. 비가 내린 후, 대지가 품은 생명의 녹색과 소박하게 정리된 농자재는 아들의 기억스위치가 되어 작동한다”며 “농자의 시선과 즐겁게 노닐던 아이의 시선이 교차하며 마음껏 밭을 이야기한다.
유년시절 기억으로의 회귀도구로 활용한 작품 속 오브제들은 낯설지 않으며, 밭에서의 기억들은 돌아가고픈 고향의 향기로 다가온다”고 전시의도를 밝혔다.
이어 “작가는 작품과 작업을 통해 기억과 시간, 공간이 만든 다른 자아와 대화하며 감정의 해소와 치유를 시도한다. ‘기억으로 회귀’는 즐거웠던 아이를 만나, 지친 나를 치유해주는 공간이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오 작가는 현재 ‘천지사우회’회장을 맡고 있으며, 전주 서신동에서 사진플랫폼 ‘GRAY’를 운영하며, 활발한 사진활동을 하고 있다.
/조석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