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뼈

이남덕 전북시인협회

 

다시 태어나면 새가 되고 싶었을까요
새벽을 제치고 날개를 활짝 편
새 한 마릴 보았어요
죽어서도 눕지 못하고 서 있는
나무의 뼈에서
날개가 돋아났는데요
평생을 붙박이로 한 곳만을 지키던
한이 깊었던 게지요
바람의 노래도
구름의 눈물도 
다 남의 일인 걸요
가지마다 촉수를 세워 하늘을 찔러본들
별수가 있었겠어요
살이 녹아 허공의 빛이 되고
뿌리를 덮은 나뭇잎이 흙이 되어
새봄을 잉태하는 동안
가지마다 돋아난 우람한 날개도
삶의 올가미에 걸려
날지 못했지요
 
끝내
나무의 뼈가 된 당신


 
# 시작노트

어느 날 죽은 나무에서 날개가 돋아난 것을 보았습니다. 

가족을 지키느라 고향을 떠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오빠가 생각났어요

이승에서 누리지 못했던 자유, 다른 세상에서라도 맘껏 누렸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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