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어지는 가을장마에 과일-채소-고기값 다 올라···

명절선물 인기높은 배-한우
각각 평년比 31%-16% 올라
애호박 한달새 121% 급등
차례 어떻게 지내나 한숨만

추석 명절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소비자들의 한숨 소리가 점점 깊어가고 있다.

과일, 곡물, 고기 등 추석 주요 성수품 가격이 오름세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가을장마가 길어지면서 이를 더욱 부추길 전망이기 때문이다.

1일 도내 유통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 사이트인 카미스에 따르면 명절 선물로 인기가 가장 많은 사과와 배 등 과일 가격이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저장 물량이 시중에서 거래되다 햇과일이 본격 나오기 시작했지만 예상보다 강보합세를 띠고 있는 것.

도매시장에서 배(원황·15kg)는 31일 기준 1년 전보다, 평년보다 각각 20.7%, 30.9% 비싼 5만5천6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과(홍로·상품·10개)는 평년보다 12.4% 오른 2만6천178원에 소매시장에서 판매, 출하된 이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이제 막 햇과일이 출하되기 시작한 만큼 앞으로 더욱 공급량이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을장마가 변수로 작용한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추석이 예고되면서 선물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지금처럼 강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더 크다.

축산물 역시 대체로 평년보다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명절이 다가올수록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산적용으로 많이 찾는 한우안심(1+등급·100g)의 평균 소매가격은 1만6천568원으로, 1년 전보다, 평년보다 각각 12.4%, 16.2%씩 비싸졌다.

한우 등심은 지난해보다 7.8% 오른 1만3천51원이다.

달걀값이 7개월 만에 6천원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비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란(중품·30개) 평균 소매가격은 1년 전보다 23.8% 오른 6천743원이다.

여기에 채소류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전의 주요 재료 중 하나인 애호박(상품·20개)은 도매시장에서 현재 1년 전보다 9.0% 오른 가운데 올여름 무더위와 국지성 호우로 생육환경이 악화되면서 한 달 전보다 무려 121.3% 오른 2만8천2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쪽파(상품·1kg)와 깻잎(상품·2kg)은 각각 4만1천440원, 4만7천320원으로 한 달 전보다 4.5%, 76.3%씩 올랐다.

더위에 약한 작물인 시금치(상품·4kg)도 한 달 전보다 6.1% 오른 4만7천320원으로, 1년 전보다는 33.3% 정도 상승했다.

다른 품목보다 채소류는 특히, 최근 가을장마의 위세가 꺾이지 않음에 따라 출하량에 차질이 우려되는 만큼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채소류는 특히, 올여름 폭염에 이어 가을장마로 기상여건이 악화되면서 수급 불안정이 예상되는 만큼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통상 추석이 다가올수록 성수품 가격이 오르는 만큼 전체적으로 강보합세를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석명절 물가 부담이 가증될 것이라는 의미로, 더욱이 추석 전에 소득 하위 88%에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는 국민지원금이 물가부담을 덜어주기는커녕 자칫 시중에 풀린 돈이 소비심리를 자극해 물가 인상을 더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워킹맘 김진아(전주시 효자동) 씨는 “추석 선물도 준비해야 하는데 물가가 오르다 보니 부담스럽다”며 “더욱이 소고기나 채소가격이 많이 올라서 차례상 비용이 벌써 걱정이다.

경기가 안 좋다 보니 명절 상여금은 기대할 수도 없는데”라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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