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란 모든 자들에게 성숙한 인격적 품위를 가지고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소설가 라와나 블랙웰은 “나이가 성숙함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이가 어른의 됨됨이를 증명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결혼을 하지 않으면 어른 취급을 하지 않았다.

결혼함으로써 비로소 긴 댕기머리를 자르고 상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결혼을 통해 비로소 인생의 모든 것을 경험하여 성숙한 어른으로서 역할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라 사료 된다.

독일의 사회학자 칼만하임은 리더는 의도에 관계없이 결과까지 책임지는 윤리인 ‘책임윤리’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 뿐 아니라 타인과 사회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 행동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태도와 함께 명문화된 법이나 제도를 넘어 사회구성원으로 책임과 역할을 가진 존재가 어른다움을 보여주는 태도라 할 수 있다.

좀 더 덧붙이면 다양한 상황에서 솔선수범하여 책임적 행동을 통해 타인에게 귀감이 되고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는 사람이 존경의 대상으로서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어른의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어른다움을 가지지 못하면 ‘나이 값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어른다움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는 어른으로 권위의식을 가지면서 그에 따른 존경 받을 만한 책임있는 행동이 없거나 자신의 행동은 정당화하면서 타인의 행동에 대해서는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는 자기중심적인 사람 즉 ‘내로남불’의 사람들은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말한다.

몸은 어른인데 성숙한 인격적 의식을 가지지 못하여 정신이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귀감의 사전적 의미는 “거울로 삼아 본받을 만한 모범”을 말한다.

어른이 가져야 할 마땅한 자세이다.

공동체 안에 어른이 어른다움을 가지지 못할 때 그 공동체는 혼란을 가지게 된다.

어른은 모든 자들의 리더로 앞서가는 자여서 뒤를 따르는 모든 사람은 그 사람의 뒤를 밟아가기 때문이다.

김구 선생이 오랫동안 마음에 가지고 있었던 조선시대 서산대사의 선시(禪詩)가 그에 대한 교훈을 말한다.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눈오는 벌판을 가로질러 걸어갈 때 발걸음 함부로 하지 말지어다 오늘 내가 남긴 자국은 드디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나니” 김구 선생이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큰 어른으로서 존경을 받는 이유가 함축되어있는 글이다.

과거에 왕정시대에 나라의 가장 큰 어른은 임금 즉 왕이었다.

그래서 더할 나위 없이 존귀하다는 뜻으로 임금을 공경하여 이르는 말로 지존이라 하였다.

이제는 그 왕의 역할로 한 국가를 대표하며 모든 국민의 존경의 대상으로 나라의 큰 어른으로 자리매김을 하는 사람이 대통령이다.

이제 내년이면 나라의 큰 어른인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대선을 치르게 된다.

그로 인해 각 정당에서는 대표적 인물을 내세워 선거에 임하기 위한 선정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이 나라의 큰 어른이 되겠다고 출사표를 내고 활동하는 분들이 과연 어른으로서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를 생각할 때 답답한 마음이 든다.

김구 선생이 마음에 두고 행했던 선시(禪詩)처럼 리더로서 자신의 행적이 모든 사람에게 이정표가 될 만큼의 성숙한 인격적 품위를 가지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출마자들은 뭐라고 대답할까 궁금하다.

단 한 사람이라도 그러한 사람이 있을까.

모든 출마자들이 자신의 행적에는 큰 문제가 없고 다른 출마자들에게 결격사유가 많은 것으로 포화를 날리고 있다.

물론 이러한 모습이 지금의 문제만은 아니고 이전에도 똑같은 형태로 선거운동을 했고 지금의 출마자들 역시 그들이 갔던 그 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했던 것은 옳고 타인이 한 것은 잘못으로 공격하는 ‘내로남불’의 내거티브 공세들이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은 되지 않는지 의심스럽다.

최근에 대표적인 케이스로 이재명 지사는 세월호 7시간을 직접 고발한 당사자로서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사고시유튜브 먹방 녹화를 진행하여 문제되었지만 자신의 행적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다가 여론의 확대로 겨우 사과하였다.

야당의 부동산 투기 의혹의 문제로 인해 윤희숙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고 대선 출마를 포기했다.

윤 의원는 “정치인에겐 도덕성 기준이 높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여당 대선 후보를 보시면 쌍욕에 음주운전, 사이코 먹방까지, 그런 걸 용인하는 건 국민들이 (대선후보의 수준을) 포기한 것이다. 우리당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을 했다.

물론 앞으로 사퇴가 국회에서 결정이 나겠지만 윤 의원의 말에는 크게 공감한다.

자신에 당의 부동산 문제로 거론된 의원에 대해서는 한 마디 말이 없으면서 윤 의원의 사퇴를 쇼라고 말하는 김두관 의원은 어른의 모습이라고 하기엔 기준미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경심 교수의 1,2심 재판의 실형 선고를 두고도 사법부를 불신하는 여권의 대선 후보들은 과연 사법부의 존재를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국민의 힘의 출마자들 역시 서로의 허물만을 찾아 공격하는 내거티브 공격과 출마자와 당 대표와의 갈등 역시 어른들의 행동이라고 하기는 답답한 마음이다.

오랜 전 고 함석헌 선생이 한 말이 생각이 난다.

“정치란 덜 나쁜 놈을 골라 뽑는 과정이다. 그 놈이 그 놈이라고 투표를 포기하면 그 놈들 중에 제일 나쁜 놈들이 다 해먹는다” 이 말이 맞는 말로 여겨진다.

이 말 그대로 한다면 국민들은 지금 조금 덜 나쁜 놈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젠 ‘내거티브(부정적)’보다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미래의 희망을 줄 수 있는 진정성 있는 ‘포지티브(긍정적)’의 모습으로 어른다움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전주남부교회 강태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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