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서
김해이루마 작품 '어쩌다보니'
광주 Y-Free '금복음악다방'
전북 자루-마진가 작품 선봬

제22회 영호남연극제가 8일부터 11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 진행된다.

이번 연극제는 경북 김해 극단 이루마, 광주 극단 Y 극단 Free, 전북 익산 극단 자루, 전북 전주 극단 마진가 등 총4팀이 출연한다.

이번 연극제가 관심을 받는 것은 코로나19 사태 속에 연극이 걸어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점이다.

올 한 해 전국적 규모 연극제는 수난 속에 있었다.

대한민국연극제와 전국청소년연극제는 본선 뿐 아니라 예선에서부터 이탈과 불참이 다반사였다.

엄격한 관객의 통제, 늘어난 규제 등으로 축제로서 기능을 포기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공연단체들과 연극인들은 연극의 고유성과 연명 중 택일을 강요받았고, 서서히 답을 찾고 있다.

내적으로는 현장예술의 특질을 유지하고 외적으로는 영상송출 등에 대응하는 변화와 재교육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완전한 답은 아닐지라도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시국의 흐름에 걸맞는 행보로 평을 받고 있다.

8일 첫 순서는 극단 이루마의 ‘어쩌다보니’다.

이 작품은 작정하고 웃길 코미디로 이 시대 필요한 진정한 리더의 품격을 담고 있다.

출연 배우가 부족해 공연장에서 즉석 오디션을 통해 관객을 배우로 섭외하는 등 기존 정극이 가지는 형식에서 탈피하고, 드라마와 즉흥연기의 기묘한 줄타기를 시도한다.

프랑스 칼레의 시민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의미를 찾는다.

9일은 극단 Y 극단 Free의 작품 ‘금복음악다방’이다.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세상에서 누군가를 오랫동안 기억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첫 사랑의 기억만큼 가슴 설레는 일은 없다.

더욱이 역사의 생채기로 엇갈린 운명이라면 누군가의 가슴에는 오랫동안 아픔으로 남아 있기 마련이다.

‘금복음악다방’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거부감을 느끼는 타 지역 관객들을 위한 공연이다.

또 군사독재 정권시절 민주화를 위한 열망과 더불어 베이비부머들을 위한 헌정공연이다.

10일은 극단 자루의 ‘고도리 장미슈퍼’다.

이 작품은 막막한 현실에 방치되고 있는 지금 우리의 세상을, 작고 외딴 시골마을로 재구성했다.

오래 전부터 자리 잡고 살아온 그곳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도 있고, 살림이 조금 나아져 그곳을 벗어난 이들도 있는 곳, 지금은 거의 떠났지만 그들만의 온기가 있었던 곳 등이다.

이 작품은 지금 현재의 우리 모습을 진단하고 서로를 위안하고 헤쳐나갈 방법을 찾고 다시 한 번 힘내서 일어나 보자고 외치고 있다.

팬데믹으로 지친 우리네 연극인들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11일 마지막 무대는 극단 마진가의 ‘당신곁에 이미’가 선보인다.

보통사람 ‘가’의 일상은 매일 아침 공원을 찾아 쓰레기를 줍는 것으로 시작된다.

깨끗한 공원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언제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친절하고 고마운 아저씨라 칭찬받는다.

하지만 어느날 누군가의 등장으로 ‘가’의 일상의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가’의 행복이 가득한 일상을 지켜줄 수 있을지 관심이 가고 있다.

이 공연은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무대다.

입장 전에 나눠준 검정 종이는 무대 영상의 지시에 따라 활용하게 되며, 커튼콜도 진행하지 않는다.

이번 연극제는 코로나 19 PCR 검사를 실시 후 공연이 이뤄지며, 총164석에 한칸 띄어앉기, 무대 앞 한 줄 비우기 등을 통해 50여명만 입장 가능하다.

무료공연이지만 선착순 사전 예약으로 진행된다.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 조민철 회장은 “지역감정이 당연하다듯 존재하던 1990년대에 소통과 화합을 가치로 영호남연극제가 태어났다. 스물 두 번째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연극제는 올해도 변함없이 초가을의 문턱에 서 있다”며 “이번 연극제는 웰메이드 연극잔치다. 선별과정부터 신중을 기했고, 사전에 영상자료와 평, 보도자료 등을 적극 활용해 엄선된 작품들이 출품됐다. 모든 참가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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