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전북작가회의는 철거 위기에 놓인 신석정 시인 고택 ‘비사벌초사’ 보존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전주시 남노송동에 자리한 ‘비사벌초사’는 시인이 여생을 보낸 자택으로, 이병기, 박목월, 박두진 시인 등과 교류하며 한국문단의 박물관이자 창작 산실의 역할을 했다.

시인은 이곳에서 ‘빙하’, ‘산의 서곡’, ‘댓바람 소리’ 등 세 권의 시집을 집필했으며, 작품집에 수록된 소재들은 아직도 비사벌초사에 남아 있다.

하지만 이 지역 재개발추진위원회는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없다’며 철거의사를 보이고 있다.

전북작가회의는 “신석정 시인은 창씨개명을 하지 않고, 협박에 가까운 일제의 원고청탁을 거절한 지조의 시인이다. 비사벌초사에 살았을 때 박정희 독재의 탄압에 고초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새벽과 봄날을 치열하게 기다렸던 신석정 시인의 보금자리가 이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신석정 시인은 역사의 입회인을 지향했던 올곧은 지식인이었다. 신석정 시인의 자양분을 받고 자란 우리들은 시인의 정신이 깃든 비사벌초사를 개발업자의 손으로 파괴되는 것을 거부한다. 일제의 탄압에도 굽히지 않고, 일제와 군부독재의 캄캄한 어둠을 견뎌야 새벽이 온다는 신석정 시인의 가르침에 모욕 주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 전국의 시민과 전국의 깨어있는 문화예술인에게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재개발사업 계획 원점 재검토, 비사벌초사 현 위치 보존, 전주시 미래유산 14호 지정 의미 상기, 문화유산적 가치 함양 사업 추진 등을 주장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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