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희 시집 ‘맨 뒤에 오는 사람’이 발간됐다.

오민석 문학평론가는 이문희 시인에게는 슬픔과 꽃의 시간이 새겨진 주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집에서 가장 자주 반복되는 기표는 ‘슬픔’과 ‘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시인의 시들은 슬픔에 대한 명상이고 회상이자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시인은 ‘슬픔’과 ‘꽃’의 기표로 자신과 인간과 세계를 읽는다.

그의 꽃에는 슬픔이 내려앉아 있고 그의 슬픔엔 꽃처럼 환한 슬픔이 내재돼 있다.

하지만 그 슬픔의 기원을 하나로 고정하는 일은 무모한 일이다.

시인은 슬픔의 꽃잎들을 텍스트의 표면에 뿌렸지만 캔버스의 물감처럼 의미의 기원을 숨긴다.

그 꽃잎들 사이에 생략된 풍경이 이문희 시인의 시 세계다.

독자들은 시인이 뿌린 꽃잎들을 엮어 저마다 다른 슬픔의 내러티브를 끌어낼 수 있다.

시인은 “언제나 마지막 말은 마지막이 되지 못했다. 다음날이면 수북이 말들이 쌓였다”며 “그 말들이 다른 말이 될 때까지 나는 좀 더 나은 내가 되려 한다. 내가 어딘가에서 자꾸만 태어난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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