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제품군도 인상 불가피
동네빵집-커피숍 원자재비용
소비자 식비부담 커져 '울상'

우유제품 가격 도미노 현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동네 빵집·커피숍은 물론 소비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우려했던 대로 국내 유업계 점유율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우유제품 가격을 인상키로 함에 따라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도 가격 인상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원자재 가격과 식비 부담 가중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이 다음 달 1일부터 흰 우유 가격을 5.4% 인상키로 했다.

대형마트 기준 현재(1리터) 2천500원대에서 2천700원 전후로 오르는 셈이다.

이는 낙농진흥회가 지난달 1일부터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가격을 1리터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3%(21원) 인상함에 따른 조치로,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이 같은 결정에 경쟁사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역시 가격 인상을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

원유 가격 인상 폭이 3년 전 대비 큰 데다 최저임금 인상과 물류비 상승, 우유 판매율 저조에 따른 실적 압박 등을 고려하면 시기에 문제이지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업계의 중론이다.

문제는 단순히 우유 가격 인상이 우유를 사용하는 주요 제품군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유를 재료로 하는 치즈와 아이스크림, 빵, 라떼류 등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프렌차이즈와 달리 동네 빵집이나 커피숍의 경우 인근 주민이 단골로, 100원만 인상해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렇다고 원재료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을 경우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제반비용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전주시 효자동2가 일대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이 모 씨는 “프렌차이즈 커피숍이 아닌 커피숍의 경우 소규모로 운영하다 보니 연간이나 분기별로 계약하지 않은 업체가 많다”며 “이들은 우유가격이 인상되면 바로 그 여파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다른 커피숍 주인은 “찬 바람이 불면 라떼류의 판매 비중이 높아진다. 라떼 한 잔 가격 중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이기 때문에 우유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손해”라며 “동네 주민들이 주로 단골이다 보니 가격을 쉽게 올릴 수도 없고,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고 하소연했다.

소비자들도 한숨을 내쉬기는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외식비는 꾸준히 오르고 있는 가운데 우유가격은 이를 더욱 가속화, 식비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 김 모 씨는 “빵,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등은 가정에서 자주 사 먹는 제품이라서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부담된다. 더욱이 이는 저장할 수도 없는 식품이지 않으냐”며 “월급은 제자리인데 물가는 계속 오르고,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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