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 정당들은 경선 절차를 진행하며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선정하는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여야의 주장대로 소위 민주정부를 이어가느냐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보수정부를 탄생시키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가적으로는 선진국으로 진입한 우리나라가 코로나위기를 극복하며 경쟁력을 갖춰 경제를 회복시키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로 도약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다. 아울러 젊은 미래세대가 안심하고 일자리를 찾아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는 공정한 사회를 건설하는 게 다음 정부의 목표가 될 것이다.

전라북도 입장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대도약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서 유력 정당의 경선 후보들이 내세우는 전라북도 공약을 잘 살펴야 한다. 더욱이 전라북도 출신의 정세균 후보가 중도에 사퇴하는 바람에 전라북도 도민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후보 선정이 더욱 더 중요하다고 하겠다. 새만금개발과 신재생에너지산업 발전, 그리고 농생명산업 육성 등 지금까지 추진해온 일들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공약을 살피고,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이를 보완하도록 해야 한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의 경선후보듫이 내세우는 공약 가운데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다음 정부에서는 반드시 관철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선후보들은 19일 광주에서 열린 호남권 토론회에서 5명 모두 전주, 전북혁신도시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찬성하고 적극적인 추진을 약속했다. 후보들이 이 공약의 중요성과 그동안 추진과정을 잘 파악했기 때문인지 대체로 방향성은 일치하는 것 같다.    

가장 먼저 호남권 공약을 발표한 김두관 후보는 전주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약속했다. 이재명 후보는 금융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포괄적으로 발표했으나 이낙연 후보가 구체적으로 설명을 요구하면서 자세히 답변했다. 이낙연 후보는 서울은 종합금융, 부산은 해양금융중심지로 지정을 받았으나, 전주는 진척이 안 됐다고 지적했다. 그 대안으로서 국내 자산과 관련된 기관을 이전시키고 자산운용 중심의 금융중심지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도 이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표명하며, 자신의 대안 공약을 발표했다.

장수 출신인 박용진 후보는 열정적으로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주장했다. 제조업 중심의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금융중심으로 바꿔 재테크로 돈을 버는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박용진 후보는 혁신도시 중심의 터를 확보하고도 금융중심지로 지정되지 않아 속이 쓰리다고 말하고, 천 5백조 원 대 규모의 국부펀드와 금융기관을 유치하는 등 금융중심지 지정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김두관 후보도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를 비롯해 산업은행, 기업은행, 금융위원회 등의 이전이 필요하다고 힘을 보탰다. 

추미애 후보는 전라북도에 대해서만 먼저 금융중심지로 지정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금융위원회가 먼저 전주를 금융중심지로 지정하고 인프라 구축을 정부가 도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추미애 후보는 전북대학교에 투자금융학부를 설치하고, 대학원을 설치하는 등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이 국민연금공단 등 관련기관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민주당 경선 호남권 토론회를 통해 후보자들 간에 제3금융중심지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된 것은 당연한 일로 생각한다. 후보자들은 이 사업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정치인들의 공약임을 잘 알고 있다. 지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금융위원회가 좌고우면하면서 대통령 공약 사업 이행을 미룬 것이다. 공약을 내건 가장 큰 이유는 국가균형 발전 차원에서 국민연금공단의 자산 운용을 중심으로 금융산업의 육성이 절실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사실 산업화 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된 전라북도는 지역의 낙후와 인구 감소, 정치적 발언권의 축소 등 악순환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실정이다. 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들은 이 같은 점을 잘 인식하고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출향민을 비롯한 5백만 전북 도민은 공약을 누가 제대로 관철할지 살펴보고 힘을 모아나갈 것이다.

/이춘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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