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다섯바탕에 김세미 수궁가 완창 녹여내고
소리프론티어 한국 색채입힌 '햄릿 혼잣말 공연
초청장르 무용 '힙합' 댄스에 국악더해 쾌감선사
아스토리 피아졸라 퀸텟 탱코 힘-에너지 보여줘
대중가요 강허달림 서정적 매력에 관객 빠져들듯

올해 축제는 소리축제의 대표 간판프로그램인 판소리다섯바탕과 새롭게 문을 연 소리프론티어를 비롯해 무용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과 대중가요, 해외초청 등 다양한 공연이 마련됐다.


△판소리다섯바탕

지난 20년간 소리축제의 중심축을 담당해 온 판소리, 최근에는 현대적 감성과 세련된 무대를 통해 색다른 전통의 모형을 제시하며 소리축제표 ‘판소리다섯바탕’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올해는 축제 20주년을 기념하며 ‘소리’에 대한 지극한 관심을 ‘판소리다섯바탕’에 진하게 녹여낼 계획이다.

10월 2일 소리전당 연지홀에서는 김세미 명창의 추담제 수궁가다.

기품있는 소리와 정교한 너름새, 전력을 다하는 창법을 가진 김세미 명창의 수궁가 완창을 만나본다.

튼튼한 목으로 상하청을 두루 잘 구사하고, 오랫동안 전북도립창극단에서 갈고닦은 연기력으로 세련된 너름새를 자랑한다, 정보권의 눈대목 다섯바탕은 같은 날 소리전당 야외공연장에서 진행된다.

차세대 소리꾼으로 성장한 정보권의 눈대목 다섯바탕의 특색있는 대목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윤진철 명창의 적벽가는 3일 소리전당 연지홀에서 진행된다.

보성소리 적벽가는 창극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소리로 목소리의 변화를 통한 미감을 즐기는 데에 집중하여 수준 높은 음악성을 경험할 수 있는 소리이다.

또 송재영 명창과 장문희 명창의 동초제 심청가는 소리전당 연지홀에서 개최된다.

송재영 명창은 고음에 부족함이 없고 치열함이 돋보이는 소리를, 장문희 명창은 타고난 목구성에 힘이 좋아 청중을 사로잡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번 심청가는 송재영, 장문희 명창이 각각 한 시간씩 연창으로 진행한다.

올해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로 동시에 인정받으며 전북을 대표하는 두 소리꾼으로 우뚝 섰다.


 

△소리프론티어 시즌2

지난 10년의 역사를 딛고 새롭게 탄생한 소리프론티어 시즌2는 판소리 중심의 창작 작품을 발굴하고 지원하는데 집중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창작 공연 팀들의 초연 및 재연작 총 7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판소리가 가진 다양한 요소들이 각각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확장되는 세계를 마주하며 축제와 창작자, 판소리 모두 한마디의 성장을 경험했다.

소리프론티어 시즌2를 통해 판소리 역사의 새로운 10년의 문을 열고자 한다.

비로소판소리의 ‘이름’은 2일 야외공연장에서 만난다.

인간의 생은 ‘이름’을 부여받아 ‘이름값’을 하는 삶, 마지막에는 그것을 남기는 것에 ‘이르는’ 것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이름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을 소리에 오롯이 담아낸다.

이름을 얻고, 고하고, 존재하고, 순응하며 걸어가는 삶의 흐름을 무대 위 펼쳐낸다.

플레이위드의 ‘햄릿, 혼잣말’은 2일 명인홀에서 개최된다.

서양 고전을 우리의 전통의 요소를 통해 재해석한 창작물 햄릿, 혼잣말은 지극히 한국적인 것과 현대의 정서를 오롯이 담은 유니크한 매력을 갖는다.

소리꾼이 오직 햄릿에 집중하여 그의 머릿속의 생각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과정을 통해 K-햄릿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다.

MZ세대의 감성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서양의 햄릿에 한국적 색채를 입혀 ‘K-햄릿’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탄생시켰다.

휠러스의 ‘놀부 플렉스’는 3일 야외공연장에서 진행된다.

놀부의 인생을 지켜본 도깨비들이 삶의 옳고 그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선과 악으로만 구분되었던 흥부와 놀부 이야기의 틀을 바꾸어 생각해 보고, 즐겁고 행복한 삶을 위한 도깨비들의 축제 한바탕이 벌어진다.

판소리, 창작 판소리, 서커스, 아크로바틱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모여 눈길을 사로잡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마지막인 민속악회 맴돌의 ‘심청:꽃을 든 여인’은 명인홀에서 진행된다.

이 무대는 민속악을 기반으로 한 1인 모노드라마 형식의 창작극이다.

소리꾼 1인은 ‘심청’ 뿐 아니라 심봉사, 뺑덕, 상여꾼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악사들의 연주, 노래, 허밍, 대사와 함께 무대를 가득 채운다.

곽씨 부인의 죽음, 어린 심청의 모습,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는 과정을 꽃을 통해 암시하며 극을 이끌어 나간다.



 

△무용  

소리축제 올해 초청장르는 무용이다.

우선 국립현대무용단 ‘힙합’이 10월 2일 모악단에서 펼쳐진다.

현대무용과 스트리트댄스, 국악의 결합인 이번 무대는 예술의전당 초연을 마치고 다음 첫 행보로 소리축제를 택했다.

3명의 안무가 김보람, 김설진, 이경은의 신작으로 질서에 반하며 끊임없이 새로워진 현대무용과 수많은 방법론을 낳으며 영역을 확장해온 스트리트 댄스, 여기에 국악을 바탕으로 한 사운드디자인이 쾌감의 정점을 찍는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다양한 성격과 역할을 지나쳐 오며,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등장인물’을 만들어낸다.

이 등장인물들에는 관찰자들에 의해 ‘의미’가 부여되기도 하고, 또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자기중심적인 판타지 속에서,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등장인물이 된다.

관객들은 또 다른 관찰자가 되어 자신만의 ‘오해’로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

그것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이 만든 이야기가 된다.

서로의 해석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공유할수록 상상 속 ‘등장인물’들은 더욱 풍요롭게 진화하게 된다.

또 다른 작품 ‘다크니스 품바’는 1일 연지홀에서 만날 수 있다.

짙은 암흑 속 남자 무용수들의 역동적인 몸짓은 디오니소스(축제)적인 몸부림과 동시에, 두려움과 공포를 승화시키기 위한 처절한 몸짓으로 끝없이 춤추고 노래한다.

전통적인 품바의 선율을 현대적인 사운드 매체와 힘 있는 무브먼트와 연계를 통해 신명나는 한바탕 무대로 풀어내는‘다크니스 품바’는 전원 남성으로 이루어진 무용수들의 역동적인 곡선미와 움직임이 강력하다.

현대무용과 현장감 있는 라이브 밴드, 소리꾼의 판소리를 통해, 한국의 전통적인 요소가 모던테이블만의 컨템포러리 무용 속에 녹아든다.

10여 년간 국내 및 해외 유수 페스티벌에 초청되어, 활발한 공연을 이어오고 있으며 한국 무용계의 변화를 끊임없이 시도해 온 젊은 안무가 김재덕이 독창적인 표현방식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해외초청

이번 축제 유일한 해외초청팀으로는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이다.

3일 모악당에서 펼쳐지는 이 무대는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 기념한 월드투어로, 한 번 경험하면 절대 잊을 수 없는탱고의 과감한 힘과 에너지를 선사한다.

탱고 음악의 역사를 바꾼 혁명가‘아스토르 피아졸라’는 실내악 중심의 파격적인 악기 편성을 통해 탱고를 클래식 음악으로 격상시키며 혁신에 혁신을 거듭했다.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은 아스토르 사후, 피아졸라 재단을 통해 그의 탱고 정신을 이어받아 1960년 창단됐다.

20여 년간 세계무대에서 연주하며 피아졸라의 음악 세계를 계승한 유일한 탱고 앙상블로 인정받고 있다.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 기념 월드투어 중 소리축제를 찾는다.

또 아쟁 김영길 명인과의 합동무대로 탱고와 아쟁의 치열한 만남도 시도한다.




△대중가요

블루스보다 더 블루지한 목소리 강허달림이 1일 야외공연장에서 전주와 만난다.

강허달림의 음악은 절망과 고통의 흔적이 생기 있는 리듬을 통해 극복되는 독특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그녀의 노래는 관객들로 하여금 서정적 분위기에 푹 빠져들게 하면서 동시에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흥겨움으로 인도한다.

3일에는 하림의 아프리카 오버랜드로, 가수 하림이 아프리카를 오가며 만든 20여 곡의 노래를 다섯 명의 뮤지션과 함께 소개된다.

음악으로 완성해 나가는 여행 이야기인 이 공연은 아프리카에 기타를 보내는‘기타 포 아프리카’ 프로젝트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각각의 노래 가사는 하나의 여정이 되어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듯한 체험의 기회를 선사한다.

노래를 따라, 이야기를 따라 미소 짓고 눈물을 훔치다 보면 어느새 세렝게티 초원 위를 걷고 있는 듯한 기분에 젖을 것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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