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풍경이 있는 카페 자동문 앞에서

임미양 전북시인협회 회원

 

시간을 헤아린다는 것은 무리다
무리 속엔 두려움과 설렘과 이별과 해방이 함께 산다
습관적으로 서로의 그림자로 산다
그들은 시간이 만들어낸 함정이다
습관을 지우기 위해
오체투지한 날들은 시간이 되었고
시간이 만든 근육사이로 
봄은 오고 계절이 다가왔다 
 
카페 유리벽이 만든 안과 밖은
혹독하게 무덥거나 추운 풍경이었다
여름과 겨울 풍경이 수다로 지나갔다
수평선을 밟으며 나침반을 샛별로 맞추었다
붉은 카펫이 바다로 향했다
짧은 정적이 멈춤이라는 시간을 만들었다 
나는 서슴없이 안으로 들어가
바다가 되었다 
더이상 나는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자아(自我)가 사라졌다
익숙하게 인식하였던 
모든 감각이 하나가 되었다
더는 존재하지도 않고 
나누어지지도 않았다
모든 강물이 바다가 되고
새는 허공이 되었다
나는 귀의(歸依)한다고 혼잣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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