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을 앞둔 도내 들녘에 이삭열병 등 병해충이 겹쳐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삭도열병과 잎도열병, 깨씨무늬병 등 유례없는 병해충로 농가들은 때 아닌 ‘병충해 4중고’를 겪고 있다고 하는 데, 이는 낮은 온도와 장마에 따른 생육 불균형 때문이라고 한다.

녹색 이삭이 올라올 때쯤 닥친 태풍, 잦은 강수가 병충해 방제에 걸림돌이 된 것이라고 한다.

농가들이 병충해를 막으려고 논에 약을 치곤했지만 비가 잦았던 탓에, 약이 비에 씻겨 내려가면서 별다른 소용이 없었던 것이다.

병충해가 발생하면 방법이 약밖에는 없지만 기상 상황마저 도와주지 않아 피해가 커진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피해는 논농사를 많이 짓는 김제를 포함, 도내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북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도내 벼 전체 재배면적 11만4천509㏊ 중 지난 9월 13일 기준 3만376㏊가 이삭도열병, 1만684㏊가 벼잎마름병에 들었다.

깨씨무늬병은 8천23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술원은 2019년부터 발생한 도열병이 점차 확산하면서 8월 중순에 찾아온 저온, 잦은 비가 병충해 발병 환경을 조성한 것으로 분석했다.

도열병에 약한 ‘신동진’ 품종도 원인으로 파악됐다.

본보 취재진에 따르면, 실제로 김제시 진봉면에서 논농사를 짓는 60대 박모씨의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농촌에는 흔히 밥벌이에 비유하는 게 농사다.

농사를 생업으로 알고 일해 온 이들에게 이 같은 병충해들은 그야말로 ‘아닌 밤중에 홍두깨’인 것이다.

박씨의 논 약 2천평(6천600여㎡) 절반 가까이에 이런 병충해가 덮쳤다고 하니 1년 농사가 망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40년 동안 이런 병충해는 처음이라며 볼멘소리다.

농민들은 이를 자연재해로 규정하고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군산지역 농민들은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이런 병충해가 자연재해임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이들은 수확 전 피해 상황을 정확히 조사하고 대책을 수립해달라고 지자체와 정부에 강력 요청했다.

도의회 김철수 의원이 발의한 ‘벼 이삭도열병 등 병해충 피해 지역 대책 마련 촉구 건의안’도 지난 5일 채택됐다.

농사를 생업으로 하는 이들에게 이번 병충해 4중고는 생계를 위협하고, 벼랑 끝에 내모는 일이다.

도내 시군별 병해충 피해현황과 농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피해조사, 그리고 이들을 위한 대책들이 시급히 진행되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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