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대학부 땀방울 저버린 '제102회 고등체전'
일반-대학부 땀방울 저버린 '제102회 고등체전'
  • 조석창
  • 승인 2021.10.1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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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19개-은18개-동26개 종합순위 10위
역도 임병진 금3-레슬링 김경태 금2
문해진 육상 사상 최초 2관왕 기염
남성고 핸드볼-축구 영생고 아쉬워

전북체고 금10개-은9개-동7개
26개 메달 획득 역대 최고 성적
4K 단체추발 2위-금메달 기록
전북육상 40년만에 남고부 메달
도교육청 전폭적 재정지원 한몫
14개시군 특화종목 발굴 결실
고사위기종목 지역특화종목 변화
학교스포츠클럽 엘리트체육 접목
고등부 개최전 대학진학 완료
일반부제외 개최 이유 안돼
일반부-실업팀 대회 성적없어
재계약여부 결정 난감 전전긍긍
선수생활 한정 시간만 흘러가
오락가락 체육정책 혼란 가중

제102회 전국체육대회가 14일 막을 내렸다.

경북 구미 일원에서 개최된 이번 대회는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진행되지 못해 서울 체전 이후 2년 만에 열렸다.

수많은 선수들이 전국체육대회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지만 아쉽게 올해 대회는 고등부만 참가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그것도 대회 개최 직전에 결정이 되면서 일선 체육현장에서는 혼란만 발생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방안이라고 하지만 고등부만 코로나를 이길 수 있는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일반부와 대학부는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다.

전북 역시 전국체전을 위해 지난 1년간 땀을 흘렸던 선수와 지도자들은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전국체전을 하지 않으면 경기력 향상을 도모할 수 없고 결국은 전문체육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우려다.

고등부만 출전했음에도 전북은 이번 대회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도 했다.

고등부 체육의 핵심인 전북체육고등학교가 선전했고, 학교와 경기단체와 협력을 이끌어 낸 전북교육청의 지원과 후원도 한 몫 했다.
/편집자주



△올해 전국체전 결과

지난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경북 일원에서 개최된 제102회 전국체육대회에 전북은 금19개, 은18개, 동26개 등 총63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 기준 종합순위 10위지만 기존대로 점수제로 환산할 경우 종합순위 7위를 기록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당초 고등부 기량이 뛰어나 종합순위 5위를 노렸으나 예상치 못하게 단체종목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전북은 올해 36개 종목 702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대회 첫째날 펜싱 여고 에뻬 개인전에서 이나영(이리여고)이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후 역도 임병진(순창고)이 3관왕을 달성했고, 레슬링 김경태(전북체고)가 2003년 이후 18년 만에 그레꼬로만형과 자유형 모두 석권하며 2관왕에 올랐다.

여기에 전국체전 육상 남고부 출전 사상 최초로 문해진이 100m와 200m를 동시에 석권하면서 2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체급종목인 태권도와 레슬링, 개인단체 종목인 소프트테니스, 펜싱, 기록종목인 자전거, 사격 종목도 선전을 하면서 전북 고등부 체육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줬다.

반면 우승후보였던 핸드볼 남성고도 동메달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고, 축구 영생고, 농구 전주고 등이 금메달 문턱에서 주저앉아 은메달에 머물기도 했다.

특히 다메달 종목인 기록종목의 부진은 향후 남은 과제다.

양궁이나 체조 종목은 노메달을 기록해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번 대회 단체종목 중 우승팀은 여고부 자전거 전북체고(단체추발)이며, 준우승은 축구 영생고, 농구 전주고, 자전거 전북체고(개인도로단체), 펜싱 남고 전북제일고, 배드민턴 성심여고 등이다.

3위팀은 소프트테니스 여고 순창제일고, 핸드볼 전북제일고, 배구 남성고, 사격 전북체고(공기권총단체), 펜싱 남고 전북선발(에뻬 단체), 펜싱 여고 이리여고(사브르와 에뻬) 등이다.



△전북체육고 약진

올해 대회 전북체육고는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전북체고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0개를 포함해 은메달 9개, 동메달 7개 등 총26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체전이 열리지 않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서 8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것에 비하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것이다.

우선 자전거 종목의 약진이 눈에 띤다.

당초 금1개, 은1개, 동1개를 목표로 출전했던 자전거는 이번 대회에서 금1개, 은2개 등을 획득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전북체고는 최근 들어 단체경기인 4K 단체추발에서 3위를 기록한 것 외에 5위나 6위 등 중위권에 머물러왔다.

하지만 임미영 지도자의 지도 아래 하계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한 결과 이번 대회에서는 2위와 월등한 차이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학교의 적극적인 의지와 고가인 자전거 장비에 대한 전북교육청의 충분한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육상종목도 괄목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100m와 200m에서 2관왕을 차지한 문해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성적은 전북육상 40년 가깝게 이루지 못한 성적으로, 특히 남고부에서 금메달 획득은 전북육상연맹 뿐 아니라 전북체고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결과는 최점동 감독이 직접 훈련에 관여한 것으로 풀이되며, 당초 문해진은 3위를 목표로 출전했지만 대한민국 육상계가 떠들썩할 정도로 큰 이슈로 떠오르게 한 장본인이 됐다.

또 올해 전국대회에서 전관왕을 차지한 해머던지기의 김윤서도 올해 금메달을 전북에 안겼다.

여기에 레슬링의 선전도 빼놓을 수 없다.

대회 막판을 장식한 레슬링은 김경태의 2관왕을 포함해 금 4개, 은4개를 획득하는 희소식을 전했다.

이같은 성적의 중심에는 전북체고 박재중 교장이 있다.

체조 엘리트 선수 출신이며 전북체고 1회 졸업생인 박재중 교장은 지난 해 부임 이후 선수들의 적극적인 지원에 팔을 걷고 나섰다는 후문이다.

전북체고 김영훈 감독은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해 전북교육청과 전북체고가 한 팀이 돼 나온 결과로 풀이된다”며 “코로나 시국에도 훈련에 열심히 임해 고른 종목에서 성적이 났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의 지원

올해 전국체전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소년체육대회 역대 최고 선수들이 현재 고등부로 참가했다.

최고의 기량을 가졌지만 학생 신분이다보니 학교나 지도자의 관리 감독이 절실한 시기다.

올해 성적의 기반에는 이들의 기량을 꾸준히 유지했고, 이를 위한 해당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 탓이다.

소년체전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가 전국체전에서 성공한 경우는 35%에 불과하다는 조사도 있다.

대표적인 게 순창고 역도 임병진이다.

임병진은 지난 충북 소년체전에서 3관왕을 거머쥐며 파란을 일으켰다.

임병진의 천부적 기량과 인성을 그대로 유지해 올해 전국체전에서도 3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반면 같은 소년체전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던 또 다른 선수는 현재 잘못된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대표적 실패 케이스로 거론되기도 했다.

꾸준한 시간과 인내와의 싸움에서 실패한 탓이다.

또한 단거리에서 2관왕을 배출한 육상이나 효자종목인 레슬링의 경우 협회와 지도자가 똘똘 뭉쳐 협업한 결과다.

이같은 결과에는 전북교육청의 든든한 후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재정자립도가 거의 하위에 가까운 전북이지만 전북교육청의 재정적 지원은 상위에 랭킹 될 정도로 막대하다.

부족함이 없는 전폭적인 지지를 비롯해 학교운동부의 체질 개선을 위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측면 지원도 한 몫 했다.

구타나 인권유린 등 학교운동부 민원이 5년전에 비해 90% 줄어든 것도 이같은 상황을 반영한다.

또 도내 14개 시군 특화종목을 발굴하고 열악한 종목을 꾸준히 지원한 결과로도 여겨진다.

전북교육청의 학교운동부 5개년 프로젝트의 완성이며 그 결실인 셈이다.

전북교육청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학교운동부에 대한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학생수가 감소해 운동선수가 줄어드는 환경도 있지만 오히려 학교장의 관심부족을 더 큰 원인으로 여기고 있다.

학교스포츠클럽을 통해 모든 학교에 학생선수에게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식, 구조를 변경하고, 고사위기에 있는 종목을 지역특화종목으로 변화시켜 생활체육과 연계한 시스템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올해 여자 농구는 선수가 부족해 참가조차 하지 못한 실정이다.

학교스포츠클럽을 활성화시키고 엘리트 체육과 접목을 한다면 이런 현상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정감사를 마치자마자 전국체전 현장에 달려가 선수들을 격려한 김승환 교육감의 전폭적인 지지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전북교육청 강양원 장학관은 “폐쇄된 운동부의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고, 전북교육청과 각종 경기단체와 협업을 통해 이뤄낸 성과다”며 “앞으로도 학교운동부 체질 개선과 선수 육성에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적극 나설 예정이다”고 밝혔다.



△향후 전국체전

올해 전국체전은 코로나19로 인해 온전한 체전이 되지 못했다.

대학부와 일반부가 제외된 고등부만 참가한 것이다.

지난해 체전 자체가 열리지 못한 것에 비하면 한결 나아졌지만 완전한 체전이 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고등부만 출전한 것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이번 고등부 출전은 대학진학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규모 대회가 열리지 않아 이들이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는 기준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등부는 전국체전이 열리기 전 대학진학이 완료된 상태로, ‘대학진학을 위한 전국체전 개최’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게 체육계 안팎의 목소리다.

차라리 방역대책을 깐깐하게 세운 채 예년처럼 전 부문에 걸쳐 대회가 열려야 맞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굳이 축소개최를 한다면 고등부 대신 일반부가 더 시급하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반부 역시 최근 2년 동안 전국 단위 대회가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당연히 선수들 성적이 없어 이들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선수들 성적에 따라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일반부나 실업팀 입장에서는 난감하기만 하다.

실력이 하향된 선수는 계약을 해지하고 기량이 좋은 신규 선수들을 영입해야 하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선수들 역시 제대로 된 대회가 없어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때문에 올해 전국체육대회를 목마르게 기다렸지만 고등부만 참가한다는 소식에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실업팀 감독은 “대회가 언제 열리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연습만 했는데 목표가 없으니 연습이 제대로 이뤄질 리 없다. 손만 놓고 있는 실정이다”며 “특히 신입 선수 영입을 통해 팀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재계약을 통해 다시 도약을 노려야 하는 입장에서 이도저도 할 수 없어 난감하다”고 밝혔다.

실업팀 선수는 “막연하게 연습만 하고 있다. 올해 전국체전이 열리면 그동안 쌓은 기량을 선보일 예정이었다. 선수생활은 한정돼 있는데 시간만 보내는 느낌이다”며 “고등부만 열린다는 소리 듣고 낙심했다. 우리가 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달라”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대회가 열리지 않아 생기는 경기력 하락이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은 대부분 실업팀 선수들이 참가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없게 됐다.

올해 올림픽만 하더라도 평소 10위권을 유지하던 대한민국은 그 이하로 밀려난 성적을 거뒀다.

향후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경기력은 더욱 떨어지게 돼 하위권 수준에서 맴돌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과거 상위권을 유지했던 일본의 경우 엘리트 체육을 소외하고 생활체육으로 관심을 돌렸다가 올림픽에서 초라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일본은 부랴부랴 전문체육 중심의 체육행정으로 되돌아섰는데, 이제 그 전철을 우리가 밟는다는 우려다.

때문에 올해 체전은 코로나가 변수라 하더라도 방역을 철저히 한 채 무관중으로 치러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체전을 하지 않더라도 코로나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고등부만 개최하는 것은 코로나와 관계가 없는 근시안적인 시각에서 나왔다는 목소리다.

더욱 문제는 오락가락하는 체육정책이다.

올해만 해도 고등부만 참여 결정도 체전이 임박해서야 정해졌다.

이같은 상황을 알 수 없는 일선 실업팀과 대학팀은 맹령하게 연습에 임했고, 허탈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여기에 소년체육대회마저 폐지되고, 전국학생체전 형식으로 치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또 고등부는 전국체전에서 소년체전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된다는 이야기도 수년 전부터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어느 하나 결정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소문이 퍼져나오면서 일선 현장에서는 혼란만 생기고 있다.

체육계 한 인사는 “체육과 관련된 정책을 결정하려면 체육계와 학계, 원로체육인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의견을 수렴해 결정해야 한다. 불과 몇 명이 머리를 맞대고 결정해서는 안된다”며 “좋은 방안은 다양한 계층의 여론수렴 뒤에 나오기 마련이다. 이런 형식과 절차를 밟지 않아 아쉽기만 하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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