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교육·시민·노동단체들이 특성화고 학생들의 현장실습 중에 반복되는 사망사고 방지를 위해 교육당국의 현장실습 폐지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도내 교육행동앵그리맘연대, 민주노총전북본부 등 13개 단체로 구성된 전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는 14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현장실습을 일자리 정책의 수단으로 왜곡해왔다”면서 “본연의 교육적 목적이 사라진 학생 현장실습을 폐지하고 제대로 된 청년 일자리 정책을 수립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6일 전남 여수의 한 요트관광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특성화고 학생 고 홍정운 군이 목숨을 잃었다. 관광객 안내 업무를 배워야 했던 홍군은 요트 바닥에 붙은 조개와 따개비를 제거하다 사망했다”면서 “지난 2017년에는 LG유플러스 고객센터, 제주 생수업체에서도 현장실습이란 명목으로 일하러 나갔던 학생들이 목숨을 잃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와 같은 비참한 죽음이 반복돼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가 2017년 연이은 실습생 사망사건 이후 ‘학습중심 현장실습’이라는 이름을 붙여 개선대책을 내놨지만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조기취업을 위한 통로이자 취업률 제고를 위한 방편일 뿐 제대로 된 검증조차 없는 현재 현장실습의 구조는 열악한 환경으로 구인난에 시달리는 사업체, 단순작업만 반복하는 사업체, 혼자 작업해야 하는 소규모 사업체들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정부는 즉각 현장실습을 폐지하고 전북교육청 역시 현재 현장실습이 이뤄지고 있는 사업체 현황 전수조사 등을 실시해 향후 재발 방지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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