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출신의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대상으로 글을 쓰기로 했다.

따라서 글 내용이 다분히 민주당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음을 양해 부탁 드린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중도 사퇴했다.

경선 사퇴 후 지난 9월13일 SNS를 통해 "이제 평당원으로 돌아가 하나되는 민주당,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나라와 국민과 당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겠다"라고 말했다.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단출한 메시지로 그의 각오를 보여줬다.

민주당이 대선 후보로 이재명 경기지사를 선출한 직후인 지난 10월11일.

정 전 총리는 역시 "경선이 끝나고 본선이 시작됐다. 이재명 후보에게 축하를, 다른 후보들께는 격려와 깊은 위로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SK는 "원칙을 지키는 일이 승리의 시작이다. 4기 민주당 정부를 향해 함께 나아갈 때"라고 말했다.

당의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중심으로 정권재창출에 힘을 모으자는 뜻이다.

여야의 대선 국면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 와중에 SK의 그간 정치권 활동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최근 SNS를 통해 정 전 총리의 안정감과 폭넓은 국정 경륜 그리고 코로나19에 대한 적극적 대응 등이 회자되고 있는 것.

종합상사원 출신의 SK는 국내외 경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당과 정치, 정부를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실제로 국회의원 6선에 국회의장, 국무총리를 지낸 정치인은 앞으로 상당 기간 나오지 않을 것이다.

특히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현존하는 정치인 중, 정 전 총리와 같은 화려한 경륜을 가진 이는 드물다.

이 때문에 정 전 총리가 어느 시점에 민주당을 위해 다시 나설 지 정가 관심이 크다.

아마도 이재명 후보와의 회동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정 전 총리는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가 공식 출범하면 최고위 자리에서 선거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의 과거 정치 행보를 보면, 이번 경선 사퇴는 매우 쓰라린 경험이지만 당의 정권재창출을 위해 앞장 설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다 최근의 대선 국면 속에서 "정 전 총리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평도 적지 않다.

내년 대선은 이미 대장동 사태 등으로 여야간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

흑색선전, 마타도어에 확인되지 않은 루머 등이 판치면서 진흙탕 싸움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 때문에 여든 야든 적잖은 내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 문제가 되는 건 정책 대결로 가야 하는 대통령 선거가 대장동 블랙홀에 빠지면서 "정치 혐오감마저 불러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다.

내년 2022 대선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선거다.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 대결로 치열하고, 강대국들은 자국우선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우방이 되고 어제까지의 우군이 경쟁자로 돌변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우리나라가 어떤 결과를 낼 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정 전 총리를 지지하는 지지층은 물론 일반 유권자 사이에서도 SK의 안정감있는 경륜을 높이 사는 이가 많다.

그래서 정 전 총리가 경선에서 사퇴한 이후에도 여권에선 SK의 의중을 매우 중요하게 보는 분위기다.

SK는 경선 사퇴 이후, 민주당 정부 4기 출범을 위해 한 팀이 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정 전 총리는 최근 조용한 움직임으로 전해지는데, 당 안팎에선 대선에서의 SK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당 지지율이 적잖이 하락하는 요즘, 선당후사를 모토로 해 온 전북 출신 정 전 총리가 어떤 행보를 택할 지 주목된다.

/김일현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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