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댄스무용단 '남부시장품'
6일 전통문화전당서 공연
지난세월에 황폐해진 시장
삶의터전 잃은 아우성 담아

지난 2020년 11월 이야기다.

평일 오후 전주남부시장에 두 분이 할머니가 운영하는 분식점에서 따뜻한 수제비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던 중, 주인 할머니는 ‘사람도 없고 마지막 손님이여’라고 속삭인다.

평소 북적북적했던 분식점인데 오후 1시 셔터를 내리는 할머니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고 동요됐다.

시간이 흘러 다시 찾은 남부시장은 여전히 텅 비어있다.

대한민국 장문의 발상지인 전주남부시장에서 다양한 보따리로 정착해 40년, 50년 새옹지마를 걸어온 소상공인의 삶, 울타리를 넘어보니 사연이 없는 사람, 하나 없었다.

이 사람들을 위해 무용으로 응원하고 싶었다.

두댄스무용단 홍화영 대표는 이들의 삶을 통해 문화예술인들이 현재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현실을 공감하게 됐다.

이번 작품 ‘남부시장 품’을 무대에 올리는 과정은 마냥 춤만 추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아니라 지난해 11월부터 구상하고 찢고, 버리고, 다시 담고, 채워왔다.

작품은 지난 세월 남부시장을 지켜온 순이의 눈을 통해 지나버린 세월과 황폐해진 모습을 보여준다.

어떻게든 지켜내 보려는 순이의 외로운 싸움은 점점 버티기 힘들어지고 지쳐만 간다.

남부시장을 아직도 지키고 있는 많은 순이들은 다시 일어서자고, 함께 지켜내보자고 외쳐본다.

하지만 시끌벅적했던 시장의 정겨운 소리 대신 복잡하고 삭막함으로 가득 찬 도시의 소음만이 메워진다.

개인주의가 팽배해진 우리의 모습과 닮은 황폐해진 남부시장에서 평생을 지켜온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의 소리없는 아우성이 펼쳐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역사, 추억이 담긴 따뜻했던 남부시장의 온기를 다시 품고 지켜내려는 움직임이 이어진다.

지난 세월 동안 남부시장을 지켰던 상인들의 진짜 이야기가 펼쳐진다.

두댄스무용단 홍화영 대표는 “춤이란 무형에서 뽑아내는 창작의 가치를 얻기 위해, 감정의 극대화를 시켜야만 작품이 나오는 밤시간에 철저하게 고독해가며 구상을 했다”며 “21세기가 주는 편리함이 많은 것을 얻어냈다면 사람의 중심, 정과 덤이 북적북적했던 남부시장 상인들과 사람들이 절실한 지금, 소상공인들의 아픔과 희망을 위해 불철주야 진정성을 담아냈다”고 작품의도를 밝혔다.

역동적인 몸짓으로 우리네 시장이야기를 풀어내는 이번 공연은 오는 6일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으며, 2021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 일환으로 마련됐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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