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까지 현부지 202억원 투입
조경 최소화 주차장 면적 확보
한국적 이미지 덧댄 현대 건물로

1985년 건립 내구연한 30년 지나
안전성 결과 C등급 노후화 심각
소리전당 명인홀 좁고-환기 안돼
관현악단 7개파트 연습공간 부족

본원신축 사업비 대비 효율성↓
도의회 전통문화체험전수관 인근
주차장 지하 2층 규모 재검토 주문
환경-접근성-지하암반 등 무산

연수생 1,200명 수용 공간 없어
대중교통 이용-방음 리모델링
공사비용 점검 등 예산문제 난항
찾아가는 국악교육 방향 전환
14개시군 요청 주민센터 이용
교육생 80% 전주 거주 배려를

전북도립국악원이 새롭게 태어난다.

1985년 신축된 국악원은 현재 덕진동 부지에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교육실 이용객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 국악원은 학예실과 교육실을 제외하곤 창극단과 무용단, 관현악단 등 예술단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 위치해왔다.

이른바 한 가족 두 지붕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학예실과 교육실만 있는 본관도 시간이 갈수록 주차문제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몸살을 앓아왔다.

결국 국악원은 국악원 증개축 관련 용역에 들어갔고, 그 결과 현 부지에 건물을 신축하는 것으로 결정을 지었다.

하지만 예술단이 신축 건물에 들어오지 못해 반쪽짜리 증개축이란 오명도 받고 있어 고운 시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편집자주
  



△증개축 현황

전북도립국악원은 중개축을 통한 건축물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교육환경 개선으로 국악원의 기능강화와 국악연수의 질 향상을 꾀하고 있다.

증개축 사업기간은 2023년까지이며 부지는 현 국악원 본원 자리다.

총 사업비는 202억 가량이며, 현 청사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신청사를 신축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기본 및 실시설계 건축설계 공모 당선작이 선정됐고, 올해 연말까지 착수보고회 및 계획설계 보고회, 중간설계 보고회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 내년 4월에는 기본 및 실시설계 영역이 완료되고, 5월 착공, 2023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신축 건물은 지상 3층, 지하1층 규모로 만들어진다.

지상층에는 사무실과 교육실이 자리하고, 지하1층은 주차장과 무용반, 풍물반이 들어선다.

또 지상 3층에는 80석 내외 소공연장에 들어서 교육생 위주 공간이 될 계획이다.

마이크 대신 육성으로도 소리가 잘 전달될 수 있는 환경을 염두에 둔 공연장으로 설계가 진행 예정이다.

당초 주차장을 지하2층으로 계획을 세웠으나 지하에 암반이 나오는 바람에 당초 계획인 지하1층으로 수정된 채 진행된다.

이럴 경우 현재 80여대 주차면적에서 150대 가량 확보돼 2배 이상 늘어난다.

또 본원 공간이 넓지 않은 점을 감안해 조경면적을 최소화시키고 주차공간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공공건물 성격상 이에 맞는 조경면적이 설치돼야 하지만 인근 덕진공원이란 공공재가 있는 만큼 법이 권한 최소한의 조경면적을 제외하곤 시급한 주차장 문제해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소음해소도 해결해야 한다.

본원이 완공되면 소리공부나 피리공부 등 교육시설이 설치돼야 하는데, 서로 간섭하는 부분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가 이뤄진다.

여기에 건축 외관 역시 전통미를 살리는 것은 좋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만큼 한국적 이미지만 덧댄 현대식 건물로 건축될 예정이다.

북이나 가야금 줄 등을 덧대는 형식이다.

지난 6월 국악원 증개축 사업 건축설계 공모에 심사에 참여했던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부분이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설계 당선작에 대해 ‘전통에 대한 새로운 해석 또는 고민이 없다’, ‘전통적 상징성이 없고, 곡선의 MASS가 분절돼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다’, ‘전통에 대한 해석과 적용하려는 의지가 미흡하다’ 등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간 현황

전북도립국악원 본원은 1985년 건립돼 일반적 건물인 내구연한 기간 30년을 훌쩍 넘긴 상황이다.

건물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며, 우천시 지붕 기와가 탈락해 자동차가 손상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문제에 대한 진단과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관 후면으로는 1990년 부족한 연수공간 확충과 국악단 연습공간을 위해 조립식 가건물을 설치해 현재까지 30년 넘게 사용중이다.

지난 2018년 11월 본원 건물에 대한 외관주사, 비파괴시험 결과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됐으며, 정밀 점검을 통한 안전성 결과를 C등급을 받은 바 있다.

때문에 신축한 지 30년 이상된 노후시설물에 대해 보수공사나 보강공사를 할 경우 공사비 과다비용으로 경제성이 떨어지고, 토지이용도 측면에서 부대시설이나 생활편의시설, 주차시설이 부족해 재건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소리전당 명인홀 연습공간도 매한가지다.

이곳 연습실은 자연채광과 자연환기가 되지 않는 등 매우 열악한 환경이다.

때문에 예술단원들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 등에 장기노출되면서 병원을 찾거나 심각한 질병에 걸린 단원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또 명인홀에서 타 단체의 공연이 진행되면, 예술단은 연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비좁은 공간으로 인해 관현악단 7개 파트와 객원단원이 한 공간에서 연습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관현악단은 새로운 곳으로 이전을 해 다행스럽지만 나머지 예술단은 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증개축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증개축 진행과정

그동안 국악원은 비좁고 노후화된 본관 건물에 대해 여러 불평들이 나왔으며, 예술단 역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지하공간을 임대활용하고 있어 공간 협소와 호흡기 질환 등 단원들 건강문제가 발생해왔다.

이에 따라 국악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역을 실시해 공간구상계획을 밝힌 바 있다.

용역은 크게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는데, 첫째 현 도립국악원 부지 신축, 둘째 전통문화체험전수관 인근, 중규모 시설 셋째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인근 대규모 시설 신축 등 3가지 방안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본원과 예술단이 통합된 건물은 부지선정 등 장기적 추진이 어렵고, 본관 역시 정기안전진단 결과 보수보강이 시급한 C등급 판정을 받아 현 상태 유지가 어렵게 돼 본관을 우선적으로 증개축 한 연후에 인근부지를 확보해 예술단 입주공간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앙투융자심사와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실시설계용역을 추진하며, 본격 공사는 2021년에 착공해 2022년에 준공할 계획이다.

공사가 완료되면 연면적은 현재보다 2,171㎡ 늘어난 4,675㎡로 증가하며 지하공간을 확대해 일반시설과 주차장이 들어가 주차면수도 늘어난다.

또 휴게실, 매점, 체력단련실 등 각종 편의시설과 부대시설을 개선해 쾌적한 교육환경 조성으로 국악연수 양질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증개축안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우선 공간조성에 관한 용역을 실시한 당초 목표가 실종했다는 것이다.

당초 용역은 중규모시설 건립안에 대해 재정상황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해 바람직한 대안으로 내놓았다.

본원 신축의 경우 연수와 주차공간 문제만 일부 해결할 뿐 국악원의 현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사업비 대비 효율성이 낮은 것으로 용역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전북도의회에서도 관련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전북도의회는 지난 2020년 국악원 중개축 방안을 전통문화체험전수관 인근으로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또 현 건물의 문화재적 가치를 따지고, 지하1층 주차장을 지하 2층 규모로 확대할 것도 요구했다.

하지만 국악원은 전통문화체험전수관 인근 부지는 진입로 확보가 불가하고 인근에 4차선 계획까지 잡혀있어 어렵다는 방침이다.

또 전수관 바로 옆에 적당한 부지가 있으나 숲을 없애고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환경보호 측면에서 어긋나며, 접근성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문화재위원의 자문을 받은 결과 본원 건물은 문화재로 가치가 없다는 판단과 함께 5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 지하 1층을 지하 2층으로 확대하려 했으나 지하 암반이 나오는 바람에 없던 일로 됐다.



△교육시설은

본원 증개축 방안이 나오자 교육운영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개축 하는 동안 연수생들이 연수를 받을 수 있는 대체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체시설 구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현재 국악원은 주5일 일정으로 13개 과정, 25개 반이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연수생은 한 기수당 등록인원 1,600여명이며, 실질적 이용인원은 1,200여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을 한 곳에 수용할 공간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국악원 관계자는 증개축 방안이 나오자마자 국악원 인근 빈 건물을 비롯해 효자동, 전주월드컵경기장, 전주덕진종합경기장, 구 법원, 성락프라자, 한국전통문화전당 인근 빈 건물 등 16개 공간을 대상으로 점검에 들어갔다.

하지만 구 법원은 공원화 추진 계획이 잡혀있고, 전주월드컵경기장은 빈 공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덕진경기장 역시 조만간 개발계획이 착수되며, 성락프라자는 연수공간으로 마땅치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공간 등도 여타 이유로 적당한 장소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애만 태워왔다.

장소섭외 우선 기준은 연수생들의 접근성을 뒀다.

연수생 대부분 고령자이며, 대중교통을 이용한 점이 주안점이다.

여기에 방음과 칸막이 등 리모델링에 따른 공사 비용문제도 점검해야 한다.

상당히 많은 예산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2년 동안 진행이 되면서 국악원은 다른 방안을 도출했다.

전주를 중심으로 한 연수생 교육보다는 도내 14개 시군을 찾아가는 국악교육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만약 공사가 시작되면, 교육기능은 내년 5월까지 진행된다.

예년보다 한 달 일찍 끝나는 점을 감안해 시작은 예년보다 한 달 빠른 올해 12월에 시작된다.

코로나가 일상화되면서 현재 모집공고가 나가고 있다.

12월 1일부터 내년 5월 30일까지 한 기수가 진행되면 이후 현 국악원 건물은 해체에 들어간다.

건물이 해체되면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는 소리전당 명인홀로, 기획실은 소리전당 모악당으로, 사무실과 원장실은 어린이전통체험관 등으로 흩어지게 된다.

또 대사습사비는 현 위치에 존치하며, 권삼득기적비는 권삼득기념사업회 등과 조율을 통해 이전할 방침이다.

교육실이 가장 큰 문제다.

해체 이후 신축까지 1년 반이란 시간이 소요됨을 감안해 그동안 국악원은 대체시설 찾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과감하게 대체시설 대신 찾아가는 교육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대체시설을 할 경우 시설규모가 커지고 그에 따른 비용도 증가된다.

또 교육기능을 전주 이외 지역으로 돌려야 한다는 여론도 의식됐다.

교육을 겸하는 대체시설을 할 경우 15억원의 예산이 소용되는데 비해 교육기능을 덜어내면 대체시설 건물 구하기도 쉽고 리모델링 비용도 줄일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도 볼 수 있다는 게 국악원측의 판단이다.

찾아가는 교육은 각 14개 시군의 요청을 받아 해당 시군 주민센터나 예술회관 등을 이용할 방침이다.

국악원 관계자는 “도내 14개 시군이 균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체시설 확보에 따른 예산절감 등 다른 측면에서도 기대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악원 교육생 80%가 전주 지역 거주자임을 감안할 때 다른 14개 시군 균등 기회 배분과 더불어 전주 지역 국악연수생들에 대한 배려도 병행해야 할 것도 주문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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