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에서 올해 쌀 생산량이 증가했다는 통계가 발표됐지만 지난 가을 발생한 벼 병해충 피해 상황이 반영된 결과인지 의문시 되고 있다.

특히 올해 전북의 쌀 생산량 증가 이유를 지난해 역대 최장 기간 장마와 태풍에 의한 작황 부진에서 찾는다 하더라도, 올 가을 이상기후에 의한 벼 병해충 피해를 감안하면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올해 전북지역 벼 재배면적도 지난해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쌀 생산량 증가가 재배면적과의 사이에서 어느 정도 상쇄된 결과물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쌀 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도내 쌀 생산량은 59만4천t으로 전년 55만6천t에 비해 6.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a 당 쌀 생산량도 519㎏으로 전년도 501㎏에 비해 3.5% 증가했다.

전북지역에서는 벼 재배면적도 늘어났다.

올해 전북의 벼 재배면적은 11만5천㏊로 전년도 11만1천㏊ 보다 3.3% 증가했다.

쌀 생산량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벼 재배면적 분을 제외하면 올해 쌀 생산량 증가는 큰 의미가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쌀 생산량 증가와 관련, 통계청은 최근 쌀 가격 상승세와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 종료에 따라 벼 재배면적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지난해 유례없는 최장 기간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 점에서도 쌀 생산량 증가 원인을 찾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평균 기온 상승과 강수량이 감소해 일조시간 증가 등 적절한 기상으로 낟알이 충분히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와 관련 농민단체들은 평년 수확량보다 많은 초과분을 시장에서 격리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 벼 병해충 피해가 극심한 전북에서 쌀 생산량이 증가했다는 사실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

전북은 지난 8월과 9월 부안을 비롯, 김제·정읍·고창·군산 등 서남권을 중심으로 도내 전역에 가을장마와 태풍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농진청은 벼 병해충 피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상태다.

농식품부가 농진청의 기후 연관성 등 분석자료를 토대로 재해지역 인정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좋든 싫든 때를 기다려야 하는 형국이다.

문제는 이런 기다림이 벌써 해를 넘기고 있다는 점이다.

피해는 팩트지만, 그에 따른 정부 지원은 늘 소극적인 데다 더디 기만해 언제나 그렇듯 농심은 타들어가기만 한다.

속 시원한 정부의 농정정책은 요원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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