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바다

이필종 전북시인협회

 

석양에
낯선 돛단배 포구를 향하고 
 
바다에 
노을빛 붉게 어려 비릿하다
 
“바다를 한번 구경하고 싶구나!” 
아버지의 말씀이 귓전에 머물고 
 
그 토록 동경했던 바다에 
한 송이 꽃을 바친다
 
한 많은 보릿고개 시절
그을린 뒷모습만 보였던, 그분
 
모 심을 논바닥 고르시다가 
오십팔 세에 먼 길로 가셨다 
 
언제나 푸르른 바다에 서면 
서러워 몸부림치던 그날이
 

# 시작노트
언제나 아버지의 바다를 마주하면 그늘 없는 그리움이 탯줄이 되어 

핏빛으로 비릿하게 가슴을 파고 든다. 나는 한 송이 꽃을 바친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