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럼 나니레 작품 '설공찬'
뮤지컬형식 공연··· 순창 실제
지명-인물 등장 의미 더해

조선 최초 국문소설 ‘설공찬전’이 순창군 브랜드 음악극으로 재탄생됐다.

문화포럼 나니레가 지난 25일 순창향토문화회관에서 선보인 작품 ‘설공찬’은 뮤지컬 형식을 띤 국악 음악극이다.

이 작품은 조선 최초 국문소설 ‘설공찬전’이란 색다른 소재를 배경으로 한다.

흔히 최초 국문소설은 ‘홍길동전’을 떠올리지만 사실 ‘설공찬전’은 ‘홍길동전’보다 100년이 앞선 1511년 채수에 의해 만들어졌다.

작품 대부분은 저승 소식으로 이뤄져 있으며, 반역을 하면 지옥으로 떨어지는 대목을 통해 연산군을 축출하고 정권을 잡은 중종을 비판하는 의도가 숨겨져 있기도 하다.

또 저승은 여성이라도 글만 할 줄 알면 벼슬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조선 유교사회체제애 대한 비판적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이 소설은 조선 시대 금서로 정해졌지만, 최초의 국문소설로서 문화유산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다 또 작품은 순창 실제 지명과 실제 인물이 등장해 순창을 소재로 했다는 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작품은 저승에서 내려온 귀신 설공찬이 사촌동생 설공침의 몸에 빙의되어 이승에 머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문화포럼 나니레가 선보인 이번 작품은 순창 설씨인 설위, 설충란, 설공찬의 스토리를 만들어 전통음악의 선율에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어 원작자 채수가 전달하고자 하는 평등한 세상을 그려내고 있다.

고전소설을 소재로 나니레만의 음악이 곁들여지면서 한바탕 흥과 함께 이승에서 볼 수 없는 행복한 저승을 그려내고 있다.

다소 복잡한 가계도가 극을 이해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지만 친절한 설명이 곁들이면서 큰 불편함은 없어 보였다.

오히려 라이브로 진행되는 나니레만의 연주실력과 함께 연기와 보컬에 나선 배우들의 열연이 극의 몰입감을 증폭시킨다.

특히 피날레 부분에서 복잡한 이승에 대해 ‘새날이 오리라’고 울부짖는 목소리는 새로운 순창을 향한 나니레의 울림으로 표현됐다.

최근 각 지자체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통한 브랜드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지역정서를 담아 접하기 쉽고 때문에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도 안된다.

지자체의 브랜드 공연이지만 타 지역사람들을 위한 불특정다수를 상대하기에 더욱 그렇다.

여기에 해당지역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밑바탕이 돼야 브랜드로 성공할 수 있다.

이번 나니레의 ‘설공찬전’은 브랜드 공연으로 가야할 필요조건을 갖춘 것으로 여겨진다.

순창 지역의 특색이 가미됐고, 순창을 배경으로 한 원작 소설이 중심에 있다.

여기에 이것을 매끄럽게 무대로 이끌어 낸 나니레의 음악과 연기는 브랜드 공연의 충족요건을 만족시킨다.

조금만 더 보완을 한다면 충분하게 떠오를 작품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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