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서 '내심장에 선인장꽃이 피어서'
위트-재담 엮어 언어의 감칠맛 표현

2003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데뷔하고 전북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인 박수서 시인이 일곱 번째 시집 ‘내 심장에 선인장 꽃이 피어서’가 문학과사람 기획시선 008번으로 출간했다.

박수서 시인의 ‘내 심장에 선인장 꽃이 피어서’는 그동안 여섯 권의 시집을 내면서 세계를 향해 다양한 사유를 펼쳐왔던 존재의 성찰, 여성성의 탐구, 내면의 살핌, 대중성의 피력, 음식에 대한 시, 타자의 아픔을 공감했던 그간의 발자취가 이 시집에 다 모여들었다고 할 정도로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박수서 시인의 거의 모든 시집의 공통적인 특징이었던 위트와 재담이 도드라진다.

서로 다른 사물 속에서 동일성을 발견하고 이를 적절하게 표현했을 때 독자들은 웃음이 나오거나 위안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위트에 언어유희를 더해가며 이야기를 해학적으로 풀어간다.

‘삼 분’만에 먹을 수 있는 컵라면과 부부사이의 성생활을 연결시키면서 공감을 얻는 ‘삼 분’과 ‘삿대질’처럼 특유의 사투리를 구사할 때에는 언어에 감칠맛이 돌면서 서사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위트와 재담의 능력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닌데 박수서 시인의 소통을 즐기는 성격과 적절히 매치되면서 특유의 매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얼마 없어 오십 줄에 들어서는 시인은 ‘마음’에 주목하고 있다.

‘마음은’ 은 세계 내에 홀로 존재하는 것 같은 화자의 마음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의욕적이었지만 실패해서 무너진 마음과 늘 무언가로 인해 불안한 마음, 그리운 마음, 폐기해야 하는 마음, 스스로를 괴롭히는 마음 등 화자의  몸속에 살고 있는 다양한 마음이 서로 싸우는 모습이 생생하게 표현되고 있다.

자신의 내면을 오래 관찰한 바를 아무 가감 없이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병초 시인은 박수서의 시를 “언어가 물질화되다 못해 더러 무례하기까지 한 시단 풍토에 끼어듦 없이 자신의 하루를 응시하는 박수서 시의 호흡이 길다.

한 사람을 오롯이 ‘지켜보는 눈은 사랑에 더 가까운 생명체’라는 시의 목소리는 촉촉하고 살갑다.

자신의 마음조차 망볼 줄 모르는 사나이, 그의 시편들 곳곳에 간직된 그리움의 조각은 삶이 뭐냐고 캐묻는 것 같다.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지켜내는 동력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며 일곱 번째 시집 출간을 축하해줬다.

1974년 김제에서 태어난 시인은 2003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마구간 507호’ 외 2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으로 ‘박쥐’, ‘공포백작’, ‘슬픔에도 주량이 있다면’, ‘해물짬뽕 집’, ‘갱년기 영애씨’를 출간했고, 사랑시집으로 ‘이 꽃 지고 그대 떠나도’가 있다.

시와창작문학상을 수상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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