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올해 1~9월까지
토지 증여량 최대치 기록
내년 양도소득세 인상 예고
토지주 세금부담에 증여열풍

내년 토지 양도소득세 중과 소식이 알려지면서 올해 전북지역 토지주들 사이에서 증여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전북의 토지 증여는 세금 부담을 피해보려는 토지주들의 증가로 지난 2006년 통계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보유세 등 세금 강화와 집값 상승 영향으로 급증한 아파트 증여에 이어 세금 중과를 예고한 토지에도 증여 분위기가 확산한 것이다.

7일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 거래현황 분석 결과 올해 1~9월까지 전북지역의 토지 증여량은 1만8천516필지로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토지 증여량 1만6천210필지와 비교하면 2천 필지(2천306필지)를 넘어서는 양이다.

전북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경기, 전남, 경북, 서울, 경남, 충남에 이어 7번째로 토지 증여량이 많았다.

올해 토지증여가 늘어난 것은 내년으로 예정된 단기 보유 토지와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인상 소식에 세금부담을 피해보려는 분위기가 팽배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앞서 토지 투기 방지를 위해 내년부터 2년 미만 단기보유 토지와 비사업용 토지에 대해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10~20%p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1년 미만 보유 토지에 대한 양도세율은 50%에서 70%로, 1년 이상 2년 미만 보유 토지는 40%에서 60%로 올리고, 비사업용 토지 양도시 중과세율을 10%p에서 20%p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다만, 비사업용 토지 양도세 관련 법안은 올해 안에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불발됐다.

최근 5년간 전북의 토지 증여 현황을 보더라도 지난 2017년은 1만3천853필지, 2018년 1만5천42필지, 2019년 1만6천77필지, 2020년 1만6천210필지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토지 증여와 함께 토지 매매량도 크게 늘어났다.

올해 1~9월까지 전북의 토지매매량은 7만9천133필지로 지난해 같은 기간 7만4천793필지와 비교해 4천340필지나 증가했다.

토지매매량도 증여와 마찬가지로 통계작성 이래 역대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전북지역에서는 아파트 증여 열풍도 거세게 불었다.

한국부동산원 분석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전북지역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1천715건으로 집계됐다.

전북의 아파트 증여는 지난 7월 147건에서 8월 251건으로 증가하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띠었다.

전북은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가운데서도 대구 4천866건, 충남 2천494건, 경북 2천344건에 이어 아파트 증여 건수가 많았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를 겨냥한 보유세 등 세금 강화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겹치면서 아파트 증여가 급증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주택시장을 고강도로 규제하면서 아파트 증여 등이 크게 늘었고 그에 따른 유동성이 토지로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며 “교통망 확충이나 도시개발사업 등이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도 토지매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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