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하고도 6개월 독자만나
'위기를 기회로' 노력 거듭
오늘도 현장 누빌것

지역의 정론직필을 위해 달려온 지 어언 20여년의 세월이 흐르며 전북중앙신문이 지령 제5000호를 내는 위업을 달성했다.

물론 5000호는 여타 언론에 비하면 결코 오래되거나 긴 시간으로 일궈낸, 성과나 자랑할 만한 업적이 결코 아니다.

그러나 감히 ‘위업(偉業)’이라 표현한 데는 그만큼 지역의 척박한 언론환경이 신문종사자인 언론인들에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언론사가 창간했다 폐간하기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분야에 매달려 집중하며 20여년을 버텨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년 365일 동안 쉬지 않고 하루 1호의 신문이 배포된다고 할 때 무려 13년하고도 6개월이 소요되는 시간이다.

물론 주말은 뺀 시간이다.

이는 전북중앙신문이 지난 2002년 5월 24일 법인을 설립하고 같은 해 10월 7일 첫 일간신문을 낸 뒤 걸린 시간이다.

돌이켜 보면 전북중앙신문은 수많은 변화를 거듭했다.

이창승 초대 대표이사 취임 이후 김승곤 강현민 등 3명의 대표가 바뀌었고, 현재는 강현우 대표이사 회장의 물신양면 뒷받침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본보는 그동안 ‘도민을 주인으로, 진실을 생명으로, 사랑을 가슴으로’라는 사시(社是)를 구현하고 사회적 공기인 언론으로서의 책임과 사명을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무엇보다 차별화되고 신속·정확한 보도, 읽을거리 제공을 통해 신문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는 언론이 되고자 노력해 왔다.

여기에 더해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본보는 근로자가요제, 청소년 락페스티벌, 비보이 경연대회, 청소년동아리 경진대회, 송년음악회, 각종 포럼과 워크숍, 세미나 등 다양한 문화 기획사업들 추진해 오며 도민들로부터 남다른 관심과 격려, 응원, 사랑까지 듬뿍 받기도 했다.

항상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IMF 금융위기 사태 이후 우리 사회는 예전으로의 복구를 위해 온 나라가 땀을 흘렸고, 그 즈음 본보가 창간의 돛을 올렸다.

2008년에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휘청였고, 우리 경제 역시도 덩달아 흔들렸다.

고백하건대 한때 신문사의 생존이 위협받던 시기도 있었다.

본보 역시 이즈음 흡사 ‘보릿고개’와도 같은 매서운 주림을 맞보기도 했다.

2010년 창간 9년여 만에 한국기자협회 회원사로 정식 가입되며 도내에 몇 안 되는 공신력을 갖춘 언론사로서의 지휘를 득하기도 했다.

2012년 전북기자협회 체육대회에서는 신생 사로는 보기드문 체육대회 종합우승의 영예를 얻는가 하면 각종 부문의 기자상을 휩쓸기도 했다.

2015년에는 본사 사옥을 서노송동에서 중화산동 신식 건물로 이전했고, 강현우 대표이사회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내 자회사의 전폭적 지원으로 경영은 더욱 안정을 되찾았다.

편집권 독립과 경영 분리라는 윤리적 경영철학은 창간 이래 최초로 편집국장 부사장을 겸직하며 편집국의 목소리를 그룹 내에 가감없이 전달하는 여로를 트기도 했다.

그 덕에 기자들은 모든 역량을 좋은 신문 만들기에 쏟아 부을 수 있었다.

이 때가 본보의 ‘안착기’에 해당되는 시기다.

크고 작은 일은 있었으나 비교적 평탄한 나날을 보냈던 본보는 그러나 또 한 번 위기를 맞봐야 했다.

회계담당 직원의 수억원대 횡령으로 회사의 재정 상황이 크게 흔들린 것.

이 과정에서 본사 임직원이 검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 사건은 회계직원의 개인적 일탈로 일단락 됐지만 본보가 입은 내상은 생각보다 컸다.

이후 본보는 재무상태에 대한 체계적 시스템을 도입했고, 도내 언론사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깨끗한 재무회계 시스템을 운영해 오고 있다.

신규등록신청서, 발행인 신분증, 사무실 임대차 계약서 사본과 도메인 등록 확인증, 기본 증명서.

이는 언론사 등록에 필요한 서류의 전부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에는 9000개의 인터넷 언론이 있고 2020년 한해만 700개가 넘는 신규매체가 생겼다고 한다.

사이트 구축비용 15만4천원이면 번듯한 언론사가 만들어지는 세상이다.

‘나홀로 언론사’가 판을 치며 언론의 공정성과 객관성, 무엇보다 공신력이 땅에 떨어진지 오래다.

기자는 ‘기레기’로 불리며 폄하되고 있는 척박한 언론환경은 언론인들을 스스로 움츠러들게 만들고 있다.

이런 척박한 언론 환경에서 지령 제5000호를 낸 건은 말 그대로 위업인 것이다.

본보는 사시(社是) 처럼 진정으로 ‘도민을 주인으로, 진실을 생명으로, 사랑을 가슴으로’ 느끼며 기사 한 줄의 무게를 가벼히 여기지 않는 노력들을 앞으로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지령 5000호 발행을 자축하며, 본보가 독자로부터 신뢰받고, 지역과 더불어 승승장구하는, 그래서 그 발전과 기쁨을 지역에 선순환 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언론이 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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