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아젠다(DDA) 농업협상에서 지혜를










도하아젠다(DDA) 농업협상에서 지혜를!   전북농협 본부장 허 연

UR농업 협상이 시작된 지 6년이 지나가고 있다. 1997년 협상이후 추가협상에 관한 논의가 시작됐고 2000년부터 공식협상을 시작했으나 지금까지
무엇하나 결론이 난 것 없고 세월만 지나간 듯 하다.
내년이면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농업협상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여 걱정이 앞선다. 정부도 도하농업협상과 관련하여 우리나라의 입장을 WTO에
전달하고 우리와 처지가 비슷한 나라와 공조를 강화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고 한다.
현재 DDA농업협상은 당초 일정대로 진행될 것 같고 WTO 농업위원회 의장이 오는 18일께 그 동안 각국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논의한 결과를
정리한 개괄적인 보고서를 배포할 예정인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 정부의 움직임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일은 때가 있으며 그 시기를 놓치면
아무리 좋은 방안도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농업협상은 우리 농업 중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다자협상의 장에서 이 문제는 미국 등 한 두나라의
결정이나 영향에 따라 되는 것은 아니고 모든 회원국들의 중지를 모아서 이루어질 일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모든 회원국들의 입장과 관심사항을 들어보고
하고 싶은 말들을 다 들어보는 지루한 과정을 거친 것이다.
앞으로 협상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우리 농축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협상에 임하는 우리 관계자들에게 몇가지 당부하고 싶다.

먼저 철저하고 치밀한 협상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UR협상과정에서 준비 없이 너무 안일하게 대응했다가 지킬 수 있는 시장까지도 조기에 내준
뼈 아픈 실수를 기억하고 있다. 아직 도하농업협상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농축산물 시장의 개방 폭이 지금보다 더욱 넓어질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이는 우리 농축산업이 앞으로 더더욱 어려운 지경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 농축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른
시일 내에 농축산업의 대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철저하고 치밀한 준비를 해야 한다.
둘째로 이제 우리는 전략적으로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 것인지를 생각해 최대한 실익을 추구해야 한다. UR농업협상은 그 동안 국내보조, 시장개방,
수출경쟁 등 크게 3가지 분야로 나누어 협상해 왔다. 이제는 각 분야에서 세부분야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할 단계에 와 있다. 지금까지 각 회원국들은
저마다 어떻게 하겠다라고 주장했지만 이제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일정을 보더라도 내년 3월까지 세부사항 등을 확정하게 되 있어 아마
내년 1월부터는 각국이 조금이라도 자국에게 유리한 결론을 얻기 위해서 피 말리는 협상이 진행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협상단에게 지혜가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셋째로 모든 협상에 임하면서 반드시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있다. 그것은 우리 농업인 입장에서 생각하고 협상을 해달라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 농업은
산업화 속에서 소외되어 왔고 많은 대외 협상에서 소홀히 다루어져 왔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그나마 이 정도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농업인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그 희생에 대한 보답은 제대로 받지 못했다. 항상 힘들었고 오로지 묵묵히 생명창고를 지켜왔다. 지구촌이
단일 시장화가 되어가고 있는 이 마당에 우리 농업ㆍ농촌은 갈수록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 해가 거듭될수록 우리 농업인들에게 늘어가는 것은 거친
주름과 부채뿐이다. 협상으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농업인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여하튼 우리는 도하농업협상이 국내 농축산업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해야 하는 절대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 그 전면에 정부가 있다. 정부는 앞으로
펼치고 있는 도하농업협상 외교와 대응논리를 더욱 강화하면서 범 정부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감대가 형성되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 뿐만 아니라 농업계 전체가 나서야 한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으며 정치권도 도하농업협상에 관심을 갖고 우리의 입장을 반영시키는데
한몫을 거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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