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려움과 울긋불긋한 발진으로 고통을 주는 아토피 피부염극심한 가려움과 울긋불긋한 발진으로 고통을 주는 아토피 피부염. 흔히 여름철에 기승을 부린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가을철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의학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피부가 건조해지는 가을에는 소위 '건조형 아토피'가 발생하기 쉬워 적절한 치료와 식이요법 등이 요구된다.

노원 함소아한의원의 이범주 원장은 "한방에서는 아토피를 여름에 심해지는 습열형과 겨울에 심해지는 건조형으로 크게 나눈다"며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원인이 다른 만큼 치료나 생활 관리법이 다르며 자칫 잘못 관리하게 되면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고 말한다.

◇습열형 아토피와 건조형 아토피 우리나라 여름은 습하고 덥기 때문에 습한 기운과 뜨거운 열 기운이 몸에 쌓이기 쉽다.

이런 축축한 속열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습열형 아토피는 피부가 빨갛게 부풀어 오르면서 가려움증이 있고 진물이 심하게 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가을에 심해지는 건조형 아토피는 속열과 함께 체내 진액 부족으로 몸이 건조해져 아토피가 나타난다.

상대적으로 습열형에 비해 진물, 염증이 생기는 정도가 약하다.

아이에 따라서는 각질, 태선화(코끼리 피부처럼 단단하고 두꺼워지는 현상) 증상도 여름보다 잘 나타나며, 온 몸이 건조해져서 피부발진이 나타나지 않은 곳도 가렵고 피부색이 대체로 어둡다는 것도 특징이다.

◇아토피 치료 핵심 '속열 풀고 건조 막고' 아토피는 알레르기 질환이라 치료가 쉽게 되지 않기 때문에 평소 생활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여름형과 가을형에 따라 관리법은 약간 다를 수 있다.

습열형 아토피는 열을 풀어주고 몸속 나쁜 습의 기운을 말려주는 관리를 해야 하고 건조형은 몸이 최대한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습열형 아토피의 경우 속열을 풀기 위해서는 제철과일인 수박, 참외, 토마토 등을 자주 먹고 흰 쌀밥보다 보리나 현미, 수수 등을 넣은 잡곡밥을 권장한다.

특히 상추, 치커리, 시금치 같이 씁쓸한 맛이 나는 녹색채소는 많이 먹을수록 좋다.

건조형 아토피도 몸속에 열이 많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속열을 풀어주는 먹거리가 좋다.

이와 더불어 가을철 건조를 막기 위해서는 몸속에 진액(수분)을 공급해야 하는데 제철과일인 사과와 배가 제격이다.

이외에도 인삼, 더덕, 도라지 등은 진액 생성을 도울 뿐 아니라 폐 기능을 강화시켜 가을철 호흡기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보습법도 다르다.

여름에는 목욕 후 3분 이내에 사용감이 가벼운 로션 정도만 바르고 가을에는 로션과 크림, 오일을 순서대로 바르면 보습효과가 더욱 좋아진다.

목욕물이 40℃ 이상이면 오히려 피부의 수분을 빼앗아가므로 37~38℃ 정도가 적당하다.

◇아토피 관리 '장 건강'에 달려 한방에서는 여름 아토피의 경우 '청열제습(淸熱除濕)'의 원리에 따라 고삼, 백선피, 창이자 등과 같이 차고 서늘한 성질의 한약으로 습기와 염증을 없애는 처방을 한다.

반면 가을 아토피에는 '보혈자음(補血滋陰)'하는 처방을 하게 되는데, 진액을 보충해 기력을 살리면서 속열을 풀어 아토피 증상을 가라앉힌다.

또 한의학에서는 피부와 장을 하나로 보고 있기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장 건강을 강조하기도 한다.

만약 소화기가 약한 아이라면 체내 수분대사를 조절하여 영양물질이 피부까지 잘 전달되도록 한약으로 소화 기능을 강화하기도 한다.

특히 아이나 산모가 유산균을 복용했을 때, 아이의 아토피 발생률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는 대장과 피부가 밀접하게 연관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뉴시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