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새로운 황태자다.' 생애 최초로 태극마크를 단 김형범(24, 전북)을 비롯해, 정성훈(29, 부산), 송정현(32, 전남) 등이 허정무호의 새로운 황태자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이들은 9일 낮 12시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합류, 오는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 및 15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2차전 준비에 들어간다.

그동안 허정무호에는 여러 황태자가 등장했다.

'골 넣는 수비수'로 각광받았던 곽태휘(27, 전남)가 그 첫 번째였다.

월드컵 3차예선과 최종예선을 치러오며 이청용(20), 기성용(19, 이상 서울) 등 '영건'들이 출중한 기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황태자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벼랑 끝 승부를 앞두고 있는 허정무호에서 기존 황태자들이 자리를 수성할지, 새로운 황태자가 등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장 유력한 타이틀 획득 후보는 '무회전 키커' 김형범이다.

지난 해 초반 당한 부상으로 올해 전반기까지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김형범은 최근 소속팀 전북의 시즌 5연승 및 8경기 연속무패(6승2무)를 이끌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주무기인 강력한 중거리슛과 정확한 프리킥 능력 등은 그동안 빈약한 세트플레이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던 허정무 대표팀 감독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인 김형범의 경쟁 상대로는 이근호(23, 대구), 최성국(25, 성남), 이청용 등 주로 스피드를 앞세운 선수들이 많아 '차별화된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경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반기 K-리그에서 5경기 연속골을 몰아치며 주가를 올렸던 스트라이커 정성훈 역시 황태자 자리를 노리는 유력한 선수다.

190cm의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유연한 몸놀림과 순도 높은 골결정력을 자랑하는 정성훈은 그동안 포스트플레이 능력 부재가 지적됐던 대표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기를 앞세운 UAE를 공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인 힘이 가미된 고공축구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허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 시즌 수원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서 매서운 골 감각을 드러내고 있는 신영록(21, 수원)과의 경쟁이 기다리고 있어 황태자 자리에 무혈입성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뒤늦게 붉은 유니폼을 입는 감격을 누리게 된 송정현도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로서의 활용가치가 높아 허 감독 및 코칭스태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험과 노련미에서 우러나오는 세트플레이 수행능력 및 패스력이 강점으로 꼽히는 송정현은 김정우(26, 성남)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오는 우즈벡전에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축구인생의 제 2막을 앞두고 있는 3명의 대표팀 새내기들이 과연 허정무호의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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