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의 덕을 본 게 많잖아요 사실…. 제가 타블로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읽어줬을 거라고 생각 안 해요.”

가수 타블로(28)의 소설 ‘당신의 조각들’은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이름이 걸렸다. 미국 명문 ‘스탠퍼드 대학원 영문학 석사 출신’이라는 간판이자 꼬리표가 소설 판매에 일조한 면도 있다. 힙합 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작가 타블로로 거부감 없이 연결된 것도 그의 고학력 신뢰도가 작용했을 개연성이 크다.

타블로는 9일 밤 온라인서점 예스24와 상상마당이 주최한 북 콘서트에서 팬 겸 독자들을 만나 “내가 타블로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읽어줬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블로’란 대중적 인지도가 소설의 판매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는 고백이다.

앞으로도 글을 계속 쓸까. “그것만으로 계속 글을 쓰긴 싫다. 글 자체를 많이 잘 쓰면 그때 보답하는 의미에서 또 낼 것이다. 내가 스스로 잘 썼다고 생각하는 글이 나오기 전까지 사실 책을 못 내겠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본업은 가수란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 “책도 좋지만, 난 음악을 제일 좋아하기 때문에 음악을 만드는 데 방해가 안 되는 선에서 글을 계속 쓸 생각”이라며 우선 순위가 분명하다. “절대로 책 때문에 음악 작업을 멈추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확신이 있다.

가수, 작가로 성공한 예술인이 된 타블로라지만, 아직도 꿈을 찾지 못했다. “내가 언젠가 꿈이 생기면 그게 어떤 것이든 따라가야지란 마음가짐이 돼있어야 꿈을 선물받을 수 있다. 난 어떤 꿈이 오든 따라갈 것”이라며 여전히 도전하는 청춘이다.

장래 포부도 독특하다. “더 소년처럼 살 생각”이라며 피터팬 신드롬을 붙들었다. “20대엔 하는 일들에 너무 많은 제약이 있었다. 이제는 욕심이 전혀 없고 더더욱 욕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앞으로는 더 미친 사람처럼 살 것이다. 미치지 않은 척은 귀찮다. 심심하고 재미 없어서 그만 하련다”고 다짐했다.

또 “내 안의 많은 조각들이 합쳐져 완성된다기보다 나처럼 작은 조각이 돼버린 사람들과 함께 조각을 만들어야 완성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당신의 조각들’을 현실과 연계했다. “어쩌면 내가 태어났을 때 완성됐는데 살면서 스스로 미완성시킨 상태인 것 같다”며 자기를 하나의 ‘조각’에 빗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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