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원호건축사, 시민연대 정책실장
2009년 1월 30일, 모처럼 비가 내렸다.

그 동안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대지가 메마르고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는 등 물 부족 현상이 두드러진 해였다.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대지를 어느 정도 적셔줄 정도로 비가 내려줘 기쁜 마음이었고 가슴이 트이는 듯 했다.

작년 여름 이후 이렇다 할 비가 내리지 않아 저수지 마다 앙상한 바닥만 드러나 있고, 전북의 유일한 수도물 공급처인 용담댐마저 저수율이 28%에 못 미치고 있을 정도다.

용담댐에 가보면 수몰 되기 전의 도로와 집터가 그대로 보일 정도이고, 특히 용담댐 취수구는 사람의 마음같이 타들어가고 있어 원활한 취수를 위해 취수관 길이를 1km 연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보도에 의하면 도내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41%에 있고, 섬진댐은 15.7%, 동화댐과  부안댐은 25%선에 그친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앞으로도 수개월 동안 많은 비가 내린다는 예보도 없고 결국 용담댐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용담댐의 수량이 채워지지 않은 채 계속 사용하기만 한다면 현재의 저수량 이하로 떨어질 것이고, 수질도 나빠질게 뻔하다.

유사이래 최악의 가뭄으로 물 부족현상을 일으킬 때, 이를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가 울창한 숲을 정리하여 숲가꾸기 사업을 하는 것이였다.

특히 1970년 이후 식재한 니기다소나무 등 침엽수는 숲 속에 수분을 빨아들이는 바람에 계곡물이 점점 말라가게 한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수자원 2/3이상을 내놓는 발원지인 산림의 연간 저장능력은 180억톤이나 되고, 우리나라 전체 1/3을 차지하고 있는 침엽수림을 1ha당 300그루 수준으로 솎아줄 경우 연간 60억ton 물을 더 저장 할 수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따라서 불필요한 울창한 숲을 정리하여 산림 속 녹색댐을 만들 필요가 있다.

도민이 깨끗하게 먹어야 할 물이 용담댐에 도달하기 전, 식물들이 다 먹어 치운다면 이 또한 환경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추원호 (건축사, 시민연대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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