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수호국원팀장
몇 일전 아침 일찍이 회의가 있는 관계로 새벽 다섯시에 집을 나섰다.

함께 타기로 약속장소인 평화동 사거리에 일곱시까지 도착하기 위해서는 두어시간 걷기로 하고 운동삼아 걸었다.

출발 전에 배변을 마쳤으나, 또 한번 신호가 오더니 어느새 고통으로 이어졌다.

흑석골 입구에서부터 도로변의 큰 건물을 찾아보았으나 개방된 화장실은 없었다.

평화동 지하보도쯤에서는 다급하여 마침 새벽거리를 청소하는 아저씨를 만나 근방에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 공원이 있느냐고 물으니 24시 편의점 옆에 화장실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사실 공원화장실을 찾는 이유는 내가 사는 인근 체련공원을 보아도 관리를 항상 깨끗하게 하고 있음을 알았고 새벽에 사용할 수 있는 개인빌딩의 화장실은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서 불편할 것이라는 선입견으로 공원화장실을 찾았었다.

그러나 나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24시 편의점에 딸린 건물에 위치한 화장실은 말끔히 정돈되어 있었으며 마치 청소를 말끔히 하고 어서오라고 준비한 듯이 배변의 고통이 있던 상황에서 수호천사였다.

바지를 내리고 푸-득, 쏴-아한 그 쾌변의 쾌감이란? 누구나 짐작하실 줄 안다.

. . 말 그대로 쾌변. . . 그래서 쾌식, 쾌숙과 함께 3쾌의 하나이지 아니던가? 새벽 화장실에서 쾌변의 쏴-아한 맛을 보는 순간부터 얼굴도 모르는 24시 편의점 사장님께 감사의 마음과 사업번창의 기원을 드리고 있다.

남을 위한 배려와 자신의 희생과 비용을 감수하면서 공동선(共同善)을 위해 노력하시는 그 마음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 . .언젠가 TV광고에서 보았던 내용으로 어느 날 해우소(解憂所)에서 고승이 끄-응하는 소리와 함께 쿠-웅하면서 떨어지는 변 소리에 놀라 해우소 밖에서 냉수를 들고 수발하던 동자승이 깜짝 놀라 물그릇은 내동갱이 치고 혼비백산하는 와중에 동자승의 해맑은 모습이 클로즈업되어 미소를 짓게 한다.

변을 잘 보게 되면 큰 근심거리를 내려놓는다는 어느 요구르트업체의 상업광고였으나 공익방송만큼이나 웃음을 주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인간사에서 가장 다급한 모습을 변이 마렵지 않느냐고 빗대어 묻곤 한다.

지금 이 시대 가장 변이 마려운 사람은 청년실업자요 그 부모들이다.

다시 말하면 대한민국 전 국민은 청년실업의 그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나의 경우를 보아도 두 아들이 대한민국의 해군과 육군으로 병역의무를 충실히 마치고 대학도 졸업하였으나 취업진로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개인적으로 아들의 취업 문제라기보다는 청년실업에 대해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정책대안을 기원하다.

전 국민이 공동선을 위한 마음이 충만한 사회로 조성되어야 하고, 기득권층이 절반이상을 양보해서라도 전 국민이 웃을 수 있는 청년실업해소정책이야말로 대한민국 전 국민의 해우소(解憂所) 그 자체이다.

  /오창수<국립임실호국원 전례팀장>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